가을을 맞아 반가운 소식이 찾아 들었다. 앞으로 각 지역의 복지관마다 노인 전용 법률 상담창구가 개설된다는 것. 이에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는 지난 19일 대한변호사협회 노인법률지원위원회와 '어르신 권리보호를 위한 법률지원 협약식'을 가졌다.

전국 노인복지관에 법률에 대한 자문을 구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협약식이다. 물론 협약식으로 인해 당장 창구가 개설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복지관마다 법률창구를 신설하야겠다는 명분을 얻은 셈이다. 빠르면 2∼3년 내에 어느 복지관에 들러도 간단한 법률민원을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런 적잖은 기대감이 반가운 것은 노인들이 법의 테두리에서 얼마나 소외됐는가를 실감하기 때문이다. 노인이 되면 정보에 대한 수집 능력이 젊은 사람보다 떨어지게 된다. 또한 현재의 노인세대들은 교육의 혜택을 크게 보지 못한 이들이 많아 법이라는 것 자체를 어렵게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법은 하다 못해 전세계약서 한 장을 쓰더라도 필요한 만큼 삶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듬직한 자식을 뒀다거나 전직 법조계에 몸담지 못했다면 65세 이상이 돼서 인터넷으로 법률 정보를 찾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덜컥 변호사 사무실 문을 넘기도 힘들다.

게다가 독거노인과 노인부부가 늘어나고 있어 그들의 재산상의 문제 등기상의 문제, 각종 민법에 부딪히는 문제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로 노인복지관마다 제각기 노인법률창구를 개설해 운영 중에 있다.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이런 때 전국 노인복지관에 법률창구가 개설될 수 있게 명분을 줬다는 것은 노인들에게도 당당하게 법의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용기를 준 셈이기도 하다.

실제로 서울시의 한 복지관에서 근무하는 A사회복지사는 "자식문제나 상속문제를 두고 복지관을 찾아 물어오면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으로서 난감한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도와주고 싶지만 쉽게 알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 다른 일을 두고 해결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노인들 역시 궁금하거나 알고 싶은 법률문제가 있어도 변호사를 찾아가거나 쉽게 문을 두드릴 마땅한 법률기관이 없다고 토로한다. 그래서 노인성 사기가 기승을 부려도 그저 참거나 잊어버릴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따라서 노인인구의 증가를 눈앞에 두고 있는 현실에서 생각할 때 노인세대라는 법의 사각지대가 해소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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