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인센티브(성과급)이라는 단어가 귓가에 울린다. 인센티브(incentive)란 사전적 의미로‘어떤 행동을 하도록 사람을 부추기는 것을 목 적으로 하는 자극을 이르는 명사’라고 정의하고 있다. 유의어인 성과급(成果給)은‘근 로자가 작업을 하여 얻어진 성과에 따라 지급하는 급여’라 한다. 일반적으로 수익이 발생했을 때만 차등지급하는 급여로써 해당직장의 수익이 적으면 지급되지 않는 급 여인 것이다.

인센티브(성과급)에 반대하는 금융, 철도, 지하철노조를 포함한 노조들의 파업소식 을 접하며 그 단어가 유난히 폭력적으로 느껴진다. 국민들이 이런 몸살을 겪고 있을 때 일부 공기업은 서민의 지갑을 털어 낸 돈으로 성과급 잔치를 한다는 보도에 대 한민국의 일반 국민은 또 다른 특정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가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인센티브에 대한 씁쓸함이 높아지는 가운데 아동복지, 특히 지역아동센터의 정부 보조금에도 인센티브의 검은 그늘이 미치고 있음이 느껴진다. 정부는 차기년도 예산안이 건국 이래 처음으로 400조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그 중 적지 않은 예산이 국민의 안전, 복지, 일자리 등에 편성되었다고 홍보하였다. 정부의 주장이 사실일까? 지역아동센터 예산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자. 지역아동센터는 2004년 법제화 이후 운영비 현실화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에 청원 활동을 계속해 왔다.

그리하여 이용아동 29인 시설 기준 월 436만원의 지원을 만들 어 냈다. 월 436만원은 29명의 아이들을 돌보는데 적정한 금액일까? 아니다. 밀려드는 행정업무, 해마다 바뀌는 사업안내(운영 매뉴얼) 적응, 평가준비, 의무교육, 사업신청 및 수행, 29명의 아이들 하나하나 눈 맞추기 등 1인 업무량을 보면 사회복지관 저리가라 할 정도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보조금은 2명의 인건비와 관리운영비, 프로그램비를 포함한 436만원 이 전부인 것 - 2 - 이다. 또한 `17년부터는 생활복지사의 기본급을 150만원으로 맞춰야하는 힘든 상황 에 현장의 불안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지역아동센터가 기본적으로 운영되고, 아이들을 돌보는 종사자들의 인건비 가 안정적으로 지급될 때,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적 향상이 담보될 수 있 다는 간단하고 명료한 논리를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아동센터에 필요한 적정한 비용은(인건비, 운영비, 프로그램비) 얼마나 될까?

2015년 보건복지부에서 국회에 제출한 예산추계안에 따르면 월 660만원이 라고 한다. 그렇지만 현재 수준은 적정비용 대비 66%의 운영비가 지원되고 있는 것 이다. 지역아동센터의 출발이 민간 공부방이라는 점, 서비스 대상이 투표권이 없는 아 이들이라는 점 등 이해할 수 없는 이유들 속에서 지역아동센터는 타 복지시설에 비해 차별대우를 받고 있고, 그 어느 것도 정부에서는 뚜렷한 해답을 주지 않고 있다.

기본 운영비의 증액과 확보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2017년 지역아동센터 기 본 운영비 동결과 80%의 우수지역아동센터만을 지원(인센티브)하는 내용의 정부 예 산(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앞서 말한 인센티브(성과급)이라는 단어가 폭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여기 에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지역아동센터에 인센티브(성과급, 우수지역아동센터 지원) 라는 말은 시기상조이다. 정부가 말한 적정운영비 수준에 턱 밑도 미치지 못하고 있 기 때문이다.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우수지역아동센터는 전국 4100여개소 중 3300여개소 (80%)에 해당한다. 80% 기관의 인센티브 지원은 누구를 위한 지원이란 말인가 도통 이해되지 않는다. 차등적 예산지원은 돌봄서비스의 질적 격차로 이어진다. 어른의 숫자놀이에 피해는 결국 우리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줄 세우기식 예산지원 보다는 나라살림 어려우니 낮은 증액이지만 올해만 참아달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해주었으면 좋겠다.

정부 예산(안)을 받아보니 지금까지 이를 악물고 힘들어도 아이들과 함께 보내왔 던 세월들에 대한 회한이 몰려온다. 힘들면 힘들다고 적나라하게 이야기 할 걸 그랬 다. 울며불며 토로할 걸 그랬다. 아파도 힘들어도 버텨내니 그럭저럭 살만하다고 정부는 생각했나보다.

우리 아이들과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은 국민의 한사람으로 대한민국의 헌법 2장 제11조 따른 “법 앞에 평등”과 “차별 받지 않을 권리”를 가지며, UN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이 땅의 아이들은 그 어떤 이유에 의해서도 차별받지 않아야 함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우리는 이 나라의 미래인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지역아동센터 현장인 들이라는 것이다. 이제라도 소리 내어 말해본다. 우리는 정부에서 추계한 지역아동센터 적정운영비 29인 평균 660만원이 지원될 때 까지, 우수지역아동센터 지원이라는 차별적 예산정책을 거부한다.

이는 아이들을 돌보는 지역아동센터 현장에 건강한 돌봄과 성장은 뒤로 한 폭력 적이고 혼란만 부추기는 예산정책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정치권에 전심으로 호소한다. 지역아동센터 현장을 직시해 주기 바란다. 그리고 이에 마땅한 대응을 마련하길 바란다.

모두가 다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는 어려울 수 있어도 모두가 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 명제를 기억하기 바란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또 다른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국민이 아닌 그냥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싶다.

한경환 (사)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사무총장

최민정  bo304@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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