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서로, 끼리끼리의 잔치가 되지 않기를

약 1년 전에도 비슷한 내용을 가지고 글을 적어봤기에 다시 쓰는 것이 망설여졌지만 이런 기회가 아니면 또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어 적어본다.

선선한 날씨 덕에 10월에는 여행을 다니거나 책을 읽거나 공연을 보는 등 자신의 기호에 맞는 활동을 할 수 있는 날이 많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없다. 오늘은 그 중에서 시각장애인들이 벌이는 행사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2007 시․음악과 함께하는 시각장애인 문화대축제-제2회 전국시각장애인 자작시 낭송대회’가 오는 10월 27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포항시청 문화복지동 대공연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KBS포항방송국과 경북점자도서관이 공동주최하는 이 행사에는 포항시립합창단과 가수 이용복씨의 축하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전국 시각장애인들이 직접 쓴 자작시 33작 중 9작이 본선에 진출돼있으며, 당일에는 시를 쓴 본인이 대회에 직접 참가해 시낭송 경연을 펼칠 예정이다.

1년 전에도 이 행사를 진행해 보았으나 준비한 것에 비해 그렇게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렇지만 올해에는 행사 뒤 그런 아쉬움을 느끼게 되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는 바람에 찾아오신 분들이 되돌아갈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우리 사회가 목표로 하는 통합사회가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못하는 이유에는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서로서로와 끼리끼리 집단으로 분리 격리되어 있기에 서로를 아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인 것 같다. 모든 일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시간이 서서히 지남으로써 차츰 변모하며 성숙해 지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동참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장애인들이 벌이는 행사에는 강제 동원되지 않는 이상 자발적으로 그런 행사를 찾는 경우가 많지 않다. 시각장애인들이 하는 행사이니 그들만이 참석하고 즐기는 것이라고 간주해 버리고 외면해버린다.

행사의 목적이 의미하듯이 같은 이웃, 더불어 함께하는 이웃이라 생각한다면 몇 시간의 투자는 그렇게 아깝지는 않을 것이다. 함께함으로써 이질성보다는 동질성을 찾을 것이고 서로 미처 느끼지 못한 것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청명한 가을의 뒷자락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시 한편, 음악 한 자락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 행사는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어울려 서로의 아픔과 기쁨을 공유하고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조금 변화시키는데 목적이 있으며 더불어 시작품 속에서 시각장애인들이 어떠한 생각을 어떠한 표현 방식으로 이끌어내고 있는지 등 그들을 생각을 엿볼 수도 있다. 

장애인을 배려하고 도와준다는 생각은 버리고 같이 세상을 만들어 간다고 생각하면 이 사회가 더욱 활기가 넘칠 것이다. 함께하는 활기찬 세상 만들기에 동참해보자.

이재호 경북점자도서관장

김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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