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들의 이동편의를 위해 지하철과 전철역사에 설치운영 되고 있는 음성유도기가 10개 가운데 7대가 고장 또는 동작이 불량해, 시각장애인들에게 있으나 마나 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교통안전협회(대표 김기복, 이하 협회)는 10월 2일부터 10월8일까지 6일 동안 서울지하철과 수도권 전철 12개 역사를 표본으로 음성유도기 254개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유도기의 70%가 고장이 나 있거나 제대로 동작을 하지 않았다고 22일 발표했다.

시각장애인 음성유도기 동작실태표<제공-시민교통안전협회>

 
동작불량 유형은 동작 거리가 무선리모컨 수신거리기준보다 지나치게 길어서 중복방송이 되거나 또는 지나치게 짧아서 방송이 안 되는 등 수신거리제어 불량률이 77%로 가장 높았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동작상태가 가장 양호한 역사는 2005년에 설치한 구로, 온수역으로 68%의 정상동작 율을 보였고, 2007년에 설치한 방학, 도봉, 도봉산역이 23%로 그 뒤를 이었다.

시각장애인 음성유도기 불량실태표<제공-시민교통안전협회>

반면 동작상태가 가장 불량한 역사는 2005년에 설치한 동묘, 동대문역이 76%의 불량률을 보였고, 2006년에 설치한 송내, 부평, 석계역이 75%의 불량률을 보여 제조사별로 정상동작 율과 불량률의 큰 차이를 보였다.

협회 김기복 대표는 "음성유도기를 설치운영 하는 목적은 시각장애인들이 이동할 때 안전과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며 "하지만 철도역사, 수도권전철 그리고 일부 지하철역사에 설치운영중인 음성유도기에 대부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대표는 "사후관리마저 제대로 안 되고 있기 때문에 정작 음성유도기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도움을 주지 못한 채 그림의 떡으로 전락하고 있어 아까운 국민의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협회는 시각장애인용 이동편의시설인 음성유도기와 음향신호기에 대해, 지금과 같이 부실한 제품이 유통되지 않도록 현행 국가표준 인증 제도를 강화해, 엄격한 사후검증 제도를 도입하고 국가표준에 기능이 미달되는 제품을 유통한 업체를 규제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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