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환경 속에서 장애자녀를 훌륭히 양육하고 있는 부모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5일 올림픽공원 내 역도경기장에서 개최된 전국장애인부모대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장애인부모들과 아동, 청소년들이 경기장을 가득 매웠다.

오랜만에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동지들을 만난 어머니, 아버지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회포를 풀었다.

이날 모인 부모들은 장애인 평생대책, 후견인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 것인가가 화두로 떠올랐다.

장애인 부모들의 소망은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에 하루 세끼 따뜻한 밥을 먹고 겨울에 따뜻한 잠이라도 잘 수 있는 아주 평범하고 소박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장애인 복지현실에서 중증 1급 장애인들은 이런 평범한 부모의 소망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

이날 부모대회에 참석한 이만영 회장은 "우리 부모들이 죽은 후에 장애자녀를 누구에게 맡기시겠습니까?"라며 장애인 평생대책 문제는 후견인 사업으로 풀자는 의미 담긴 발언이 부모들의 염원을 그대로 담은 듯 했다.

이날 모인 몇몇 부모들은 후견인 사업에 대해 "현행의 제도 하에서는 후견인을 두는게 두렵다"면서 "더욱이 신뢰할 수 있는 후견인을 만나는 일이 어렵고 후견인이 친형제인 경우조차도 믿을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걱정스런 현실을 얘기했다.

대중매체에서는 장애를 극복하고 부모로부터 독립해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장애인들을 접하거나 목격할 수 있다.

하지만 극히 일부분의 얘기 일뿐, 아직도 집안 또는 시설에만 틀어박혀 세상 밖으로 제대로 나와보지도 못하는 장애인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특히 지적장애인, 자폐성장애인, 뇌성마비장애인 등은 대부분 누군가가 부모의 심정으로 보살펴주지 않으면 온전한 생활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알기에 부모들을 자신들이 자식보다 딱 하루만 더 살다 죽게 해달라는 가슴 아픈 말을 전하기도 했다.

자녀와 함께 등교해서 수업보조를 해주고 급식봉사 또 치료, 재활에 매달리고 하루 24기간이 모자랄 만큼 생활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 부모들의 일상인 것이다.

이런 장애인 부모들의 염원이 담긴 후견인제도가 정부의 보다 나은 관심 속에 전문성을 가진 체계적인 사업으로 정착되는 날이 하루 빨리 찾아오기를 바란다.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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