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스타 네번째 만남은 대전에서 꿈이 이루어졌다. 미군 카츄사 빵요리부터, 롯데호텔을 거쳐 지금의 대전 파라다이스 웨딩홀 조리이사까지 50년 가까운 세월을 요리하면서 살아오신 황윤영선생님(70세)…, 너무나 건강하고 얼굴빛이 좋아 연세를 몰랐다면 아마 누구도 70세라고 생각지 못할 첫인상이었다. 평생을 술과 담배를 절제하고 바쁜 와중에도 늘 조깅과 근력운동을 놓지 않고 꾸준히 해온 삶의 실천이 선생님의 첫인상과 지금의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난 게 아닌가 싶다. 음식의 장인정신은 바로 작은 차이라고 한다. 사람들에게 작은 차이의 음식을 통해 먹는 즐거움과 기쁨을 평생 주셨던 황윤영선생님을 만나 보자.  

(질문) 세상은 넓고 할 일도 많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서 요리 일을 하시게 되셨는지요?

 
“58년도에 카츄사로 군을 입대했어요. 입대 3일 만에 미군장교식당에서 빵 만들기를 시작했는데 다들 맛있다고 하면서 이 일이 시작된 셈입니다. 제대를 했는데 영어 가능하고 군대에서의 조리경력을 인정받아 노무처의 소개로 미 기갑사단 포병부대에서 일하게 됐어요. 그리고 롯데호텔에서 잠실과 대전 창립멤버로 20여년 일하면서 고향인 인천과 직장 터였던 서울을 떠나 대전으로 온 거죠. 93년 대전엑스포 행사 준비차 대전 롯데호텔에서 근무하다가 파라다이스 웨딩홀로 옮겨 일한지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질문) 조리사로 일하시면서 보람을 느꼈거나 기억에 오래 남는 일이 있으실 듯 합니다.

“롯데호텔 근무시절 88올림픽을 맞았습니다. 저희와 신라호텔이 함께 15일 동안 세계 각국에서 온 만오천명의 외국인 선수들과 스텝들의 식사를 책임졌는데 잠도 못잘 정도로 긴장했었지만 참가상을 받았었죠. 다들 은퇴할 나이에 파라다이스 웨딩홀을 살리는 조건으로 조리이사로 일하게 되면서는 그간 취급했던 갈비탕 대신 뷔페로 변화를 주면서 매주 메뉴를 바꿔봤는데 손님들의 반응이 좋아 인정을 받았어요.”(첫 월급보다 지금은 50% 월급이 올랐다고 합니다. 열정, 노력만큼 보상을 받았으니 얼마나 기쁘시겠어요?)
“미 8군 근무 모범상도 기억납니다.”

(질문) 요리를 하시면서 나름 생각하시는 철학이 있으실 텐데요. 요리와 관련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시다면요?

“손님의 입을 즐겁게 한다는 것은 엄청난 기쁨이고 보람입니다. 요리는 시간과의 전쟁이라서 여러 가지 일을 병행하는데 타이밍을 놓쳐 요리가 잘못되면 손님한테는 물론이고 실망감이 이루 말할 수 없죠. 하지만 음식으로 인해 마음까지 행복하고 즐거울 수가 없습니다.”

“요즘 요리 관련 책을 두루 공부하고 있습니다. 외국 음식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고기 소스로 미국인들이 먹는 소스에 된장, 고추장을 적당히 섞은 소스를 만들어봤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답니다. 바로 이런 거죠.”   
(질문) 그동안 바빠서 못하셨던 것들 있을 텐데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시다면…, 노후준비는요?
“일이 이렇다 보니 주말에 더 바빠서 우리집 마누라와 함께 할 시간이 없어 섭섭해 할만도 한데 다행히 혼자서도 사이클링 하고 친구들과 잘 놀러가요. 그래도 일 그만두고 싶을 땐 그만두라고 부담도 덜어주고 어떨 땐 함께 해외여행도 다니자고 하는데 아직 은퇴할 생각 없습니다. 제가 일을 하니까 젊어지는 것 같아요. 계속 일하고 싶습니다.”

“보통 주말에 애경사들이 있는데 참석 못하는 게 아쉽답니다. 그래서 동창회 같은 거 할 때는 제가 쉬는 월요일에 할 것을 친구들에게 주문한답니다. 미안하고 고마운 일이죠.”   

“그리고 지금 일하는 게 노후준비입니다. 건강이 중요하니까 집 근처 정부종합3청사 주위를 4바퀴 돌면 한 시간 걸리는데 종종 자전거도 타고 아령으로 근력운동도 하며 건강관리를 한답니다. 자녀 3남매 내외 다들 잘 살고 있고 내가 내 용돈 벌고 있으니 뭐. (허허)”

 

(질문) 실버 세대 분들과 젊은 인생의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그리고 자녀와의 소통은 어떤 게 좋을까요?

“친구 분들…, 그 정도 했으면 이제 술, 담배를 끊었으면 좋겠어요. 등산도 좋고 돈 안들이고 취미생활하며 운동할 수 있는 게 많잖아요. 난 나이 들었지만 젊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좋아서 농도 하면서 제가 생각해도 낭만적으로 사는 듯 합니다. 우리 그렇게 삽시다!”

“젊은 친구들…, 술과 담배 좀 멀리 하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느긋하게 긍정적으로 열심히 살아봐요. 살다보면 좋은 시절 나쁜 시절 다 겪게 되는데 이런 기본 원칙만 지키면 다 잘 될 거에요.”

“선진국을 보면 자녀교육이 철두철미하듯이 그 부분을 우리가 배워야 해요. 부모에 의지하지 말아요. 모든 것을 헛되이 쓰지 말아요. 번 돈은 앞날을 키우는데 쓰세요. 너무 잔소리 같았나요? (허허)” (며느리들이 아버님을 닮은 남편들 때문에 너무 안 쓰고 안 놀러 다닌다고 불만이라는 얘기가 갑자기 떠올랐다. 어렵게 살아오신 우리 부모님들 모두의 삶일 듯.)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하나같이 황윤영 선생님의 성실성과 책임감을 보고 많은 걸 느끼고 배운다고 말했다. 황윤영 선생님! 아무리 바쁘셔도 이제 사모님과도 틈틈이 여행도 다니셨으면 좋겠고 늘 건강, 행복하시기를 응원한다.

실버문화, 실버스타를 찾아 함께 떠나는 기분 좋은 여행은 계속됩니다.

 

객원기자 Senior Life Designer 조한종 (blog.naver.com/sukwha73)

윤미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