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협의회장 선거 앞두고 ‘민-관’ 출신 후보, 협의회 개혁 적격 인물 선택 필요성 대두

검증 필요한 정치인 출신 협의회장 후보, 현재 박근혜 대통령 상황 반면교사 삼아야

한용외 후보

한국사회복지협의회(이하 협의회)가 근래 몇 년간 관료 출신 인사들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진정한 사회복지협의회에 걸맞은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협의회는 장관 출신 회장을 비롯해 조직 내에도 복지부 출신 퇴직 관료들이 속속 입성하면서 복지부 퇴직관료 양성소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협의회의 원래 기능은 관련 시설, 기관, 조직들의 협의조정 기능이지만 그동안 협의회는 중앙의 권한과 역할은 비대하고 상대적으로 지역조직과 직능조직의 목소리는 작았다. 중앙이 직접 하는 일이 많다보니 협의회 본연의 기능인 협의·조정기능은 제 역할을 못했다. 관료 중심의 행정이 빚어낸 부작용이 아닐 수 없다.

복지만큼 현장의 목소리, 현장 일꾼의 역할이 중요한 분야도 없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현장의 주도가 되는 사회복지가 필요하며, 그러한 역할과 권한을 협의하고 조정하는 시스템은 민간 주도의 협의회가 이루어짐으로써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의 외형적 규모는 커졌지만 관련된 권한이 지방으로 분산되면서 지역 간 불균형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어떤 곳은 필요 없는 복지제도를 만들어내는가하면 어떤 곳은 꼭 필요한 지원마저 재원이 부족해 지원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정부 차원에서만 해결할 수는 없다. 복지의 사각지대를 찾아내고 그 사람들에게 협약기관 등 민간과 연계한 맞춤형 복지를 제공할 수 있는 역할을 현장을 잘 아는 민간조직이 주도해나가야한다. 현재와 같은 관료중심의 협의회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서상목 후보

관 중심의 민간복지주체들이 범하기 쉬운 문제점이 정부의 복지정책을 수동적으로 수행한다는 점이다. 현재의 협의회도 이를 답습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는 것은 더 중요한 복지 분야에 집중해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능동적 복지전달체계를 만드는 복지협의회가 돼야한다. 현장 중심, 지역중심, 직능중심의 복지협의회로의 혁신과 함께, 복지사각지대 발굴과 해소, 능동적 복지전달자로의 변신할 시기에 와있다.

이밖에도 현재 협의회의 문제점은 아직도 시‧군‧구 협의회가 없는 곳이 많다는 점이다. 빠른 시일 내에 모든 시‧군‧구에 협의회가 생겨서 기초자치단체단위까지 협의와 조정 기능이 제대로 발휘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의 협의회 구성원들도 이러한 문제점을 잘 알고 있지만 개선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보인다. 관료사회의 병폐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복지협의회는 많은 위탁사업을 하고 있다. 복지의 중요한 분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복지협이라는 사회복지의 중심이 스스로의 자체 사업을 기획, 실행하면서 본연의 역할에 소홀해지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앞에서 언급한 협의회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오는 30일에 치러지는 신임 협의회회장에 출마한 후보들의 선택은 그래서 중요하다.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한계점을 안고 있는 복지부 장관 출신 정치인과 오랫동안 민간분야 특히, 대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기초를 닦고 오랫동안 사회복지에 몸담은 사회복지 실천가와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선택의 방향은 어느 정도 정해졌다고도 볼 수 있다.

서상목 후보는 명망 있는 정치인이라기보다는 1997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의 정치자금을 책임지면서 대기업들로부터 자금을 차량으로 받은 이른바 ‘차떼기’ 정치자금의 주역으로 각인되고 있다. 현재 대통령이 유명무실한 재단을 설립하고 대기업들로부터 출연금을 받는 행태를 서 후보로부터 배운 듯 해 씁쓸하기까지 하다. 또한 서 후보는 2011년 경기복지재단 이사장 재직시 저서 출판 및 인세취득, 해외출장 가족 동반 등으로 경기도 의회에서 논란을 일으킨바 있다.

서 후보는 사회복지계에 이렇다 할 활동도 없고 단지 17개월 복지장관을 역임한 것 외에는 사회복지 경력이 일천하다. 협의회에 가입해 활동을 시작한 것도 올 2월이다. 회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서둘러 가입한 것으로 보인다.

서 후보는 일천한 사화복지계의 경력보다도 주변에 떠도는 사생활문제도 언제 복병으로 떠오를지 모른다. 최근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는 잘못된 지도자 선출문제를 반면교사 삼아 철저한 후보 검증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한용외 후보는 삼성그룹 복지, 문화 등 재단총괄 전무, 부사장, 사장을 역임하며 삼성의 사회공헌분야에서 15년간 일했다. 복지협 부회장을 두 번에 걸쳐 9년간 역임했고, 전경련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으로도 일한 경력이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이사직으로 있으면서 기업과 개인의 많은 기부를 이끌어 내는 역할도 했다. 예술의 전당 이사와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문화예술인들의 재능기부 활성화와 소외계층의 문화예술접근성 확보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체계적으로 복지를 공부하기위해 대학에서 사회복지학 석, 박사 학위도 취득했다. 현재는 인클로버 재단의 이사장으로서 다문화가정 지원과 교육에 힘을 보태고 사회복지협의회 이사로서 협회 발전과 회원들의 권익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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