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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한 가지 제도만 도입하자.
윤미 기자 | 승인 2007.11.02 15:51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2003년 510만명이었던 최저생계비 이하의 빈곤층은 2006년은 610만명으로서 지난 3년 동안 100만명이 증가하였다.

이와 같이 빈민이 더 양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수는 별로 증가되지 않아서 실제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임에도 불구하고 기초생활보장 수혜를 받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방치된 비수급빈곤층은 372만명(2003년)에서 467만명(2006년)으로 95만명이 증가되었다.

사각지대에 방치된 비수급빈곤층은 크게 두 집단으로 나뉠 수 있다. 한 집단은 근로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소득이 소득이 최저생계비보다 적거나 실업상태에 있는 근로빈곤층이고, 또 다른 한 집단은 정부가 부모나 자식에게 부양의무를 지우고 간주부양비를 부과하지만 실제로는 부양의무자가 간주부양비만큼 부양비를 지급하지 않는, 공공복지와 가족복지의 사각지대 계층이다.

비현실적으로 엄격한 부양의무자기준과 높은 간주부양비 부과방법을 개선하면 공공복지와 가족복지의 사각지대계층문제는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근로빈곤층 문제의 해결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현행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근로빈곤층이 실업상태에 있는 것은 사회가 직장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일을 해도 소득이 최저생계비보다 적은 빈곤층은 사회적 임금이 낮거나, 자영업시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므로, 기초생활보장제도를 통하여 ‘근로빈곤층’에게도 최저생계수준의 생활을 보장해 주겠다는 것이다.

즉, 근로능력이 있는 사람은 조건부수급자로서 자활사업 참여를 조건으로 제도권 안에서 생계를 보장해 주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2006년 초의 조건부수급자 325천명 중에서 일하는 빈곤층인 취업수급자 17만명을 제외한 실업조건부수급자는 34천명에 불과하다.

실업조건부 수급자의 70%는 정부는 근로능력이 있다고 판정했지만 실제로 자활현장에 투여해보았더니 사업에 참여할 정도의 체력이 되지 못하여 취로사업, 복지관봉사 등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30%인 11천명만이 자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467만명의 비수급빈곤층 천명 중의 두명에 불과한 11천명만이 조건부수급자로서 자활사업 참여를 통하여 수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수치는 실제 현장에서는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근로무능력자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근로빈곤층을 배제시키고 있음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사회는 어떻게 실제로 수급권리가 있으나 정부 몰래 시장에서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의심받기 때문에 제도적 혜택에서 제외된 근로빈곤층의 소득보장 방안에 대하여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부정수급자 문제를 들추어내면서 현행 제도는 근로빈곤층의 복지의존성을 확대시킬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으니 수술을 해야 한다고 목수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대안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근로장려세제(EITC)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자활을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분리하는 것이다.

근로장려세제는 2008년부터 시행이 되는데, 기초생활보장수급자와 자활사업참여자는 수혜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진정으로 수급빈곤층의 자활의지를 고취시키려면 조건부수급권자가 근로장려세제의 수혜대상이 되도록 제도를 개선하면 된다.

그런데 정부는 자활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분리하는, 자활급여법(안)을 내놓고 있다. 이 법안은 겨우 11천명에 불과한 근로빈곤층을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쫓아내자는 악법으로서 기초생활보장법의 기본정신을 훼손하는 법이다.

정부는 자활을 기초생활보장에서 분리하는 이유를 자활사업이 생계급여와 연동되어 있어서, 적당히 일해도 생계급여가 보충급여로 지급되어 일정 소득이 보장됨으로써, 수급자가 장기간 자활사업에 체류하는 현상을 바로잡기 위함이라고 입법취지를 밝히고 있는데, 이 문제는 근로장려세제의 활용으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 

근로장려세제 하나만 해도 큰 제도상의 변화이다. 기초생활보장법의 기본정신을 훼손하는 자활급여법(안)은 근로장려세제를 시행해도 자활사업 참여자의 근로의욕 고취효과가 없을 때 시행해도 늦지 않다. 그런데 임기를 불과 두달 남겨둔 시점에 정부가 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근간을 훼손시키지 못하여 안달인지 모르겠다. 한 번에 한 가지 제도만 도입하자.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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