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장애인에 대한 지폐점 방안이 모색되지 않은 채 고액권 발행되면 지폐사용에 혼란 가중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천원, 오천 원, 만 원권으로 되어 있는 지폐 3종과 십 원, 오십 원, 백 원, 오백 원 등의 주화 4종이 유통되고 있으며 앞으로 1-2년 안에 오만원 권과 십만원 권이 등장해 유통될 것이다.

그러나 비장애인에게는 별 문제 없어 보이는 이 지폐가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상당한 불편을 주고 있다. 시각장애인이 지폐를 구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만들어진 것이 각 지폐 모퉁이에 있는 점(천원 권은 점 한개, 오천원 권은 점 두 개, 만원 권은 점 세 개)이다.

그러나 손 감각이 뛰어난 시각장애인이 갓 발행된 신권지폐를 만졌을 때나 구분이 가능하며, 보통의 경우는 지폐의 크기를 비교해 작은 것 순서대로 천원, 오천 원, 만 원 등으로 구별한다. 이는 세 종류의 지폐가 같이 섞여 있을 때의 경우이고 각자 독립된 한 장 씩 있을 때는 정확히 구별해 내기가 쉽지 않다.

현재 지폐 구분에 사용되도록 만들어진 점 모양은 눈으로 봤을 경우엔 식별이 용이할지 모르나 촉각에 의존하는 시각장애인이 그것들을 구분해 내기 어렵다. 결국 현재 지폐의 점은 무용지물이며 지폐를 제조한 이들의 전시적인 발상일 뿐이다.

 지폐구별에 대한 다른 방법이 모색되지 않은 채 현재 지폐 3종에 2종이 더 유통된다면 시각장애인의 지폐 사용에 있어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최선의 대안은 아니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시각장애인이 지폐를 식별할 수 있는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해보면 첫째, 현재 점으로 구분하도록 되어있는 것을 계속 유지하고자 한다면 점의 크기를 조금 더 크거나 높게 하고, 점을 구김이 가지 않는 재질로 바꾸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지폐의 부피가 늘어날 수 있다.

둘째, 5종의 지폐를 한 귀퉁이씩 잘라내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천원은 한 군데, 오 천원은 두 군데, 만 원권은 세군데, 오 만원 권은 네 군데 귀퉁이를 잘라내고, 십만원 권은 원상태로 두는 방법이 그것이다. 이렇게 했을 때의 문제점은 지폐가 손상되었을 경우에는 식별이 용이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셋째 현재 지폐는 높이(세로)는 같고 넓이(가로)만 차이를 두었는데 이것을 높이와 넓이 모두 다르게 조정을 하는 방법이다. 여기에서의 문제점은 넓이만 차이가 있을 때 보단 덜하겠지만, 이것 또한 각자 독립되어 한 장씩 있을 때는 구별이 잘 되지 않는 다는 점이다.

넷째, 지폐를 휴대폰과 같은 최신 장비를 이용하여 음성으로 인식하게끔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제작경비와 다른 기자재를 이용해야만 식별이 가능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방법들은 불편을 경험해 본 필자 개인의 생각이며 관계자들이 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개발한다면 더욱 기발하고 시행 가능한 여러 가지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지폐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지금의 문제점들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은 진정 없는 것인지 시각장애를 가진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토론과 공청회 등을 통해 해결 방법을 찾는데 주력해주길 바란다.

이러한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는 돈을 가지고 경제생활을 하며 우리 사회는 돈과 별개로 살 수 없는 환경이다. 시각장애를 가진 이들이 지폐를 사용하는 것에 있어 ‘편리’까지는 바라지 못할지라도 ‘불편’을 덜 수 있게끔 국가에서 그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 어느 국민도 불편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랄 뿐이다.

김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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