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원장이 자신의 '아이행복카드'로 원생 수십 명의 보육료 7200만원을 결제했다가 경찰에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결제시스템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6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이천시의 한 어린이집 원장 A씨(37·여)가 지난해 7월 4일부터 8월 1일까지 원생 51명의 보육료를 290여 차례에 걸쳐 부정결제한 혐의를 받고 경찰에 넘겨졌다. 현재 원장 A씨는 영유아보육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 상태다.

 

원장 A씨는 수개월치 보육료를 선결제하거나 개인사정으로 내지 못한 원생들의 보육료를 직접 결제한 뒤 카드사에서 받은 돈을 생활비 등에 썼다.

 

또 A씨는 한 보육교사가 문제를 제기하자 지난해 8월 카드 결제를 일괄 취소했다. 그러나 사회보장정보원으로부터 취소한 금액을 받지 못한 카드사들이 수사를 의뢰하면서 부정행위가 드러났다.

 

'아이행복카드'는 0∼5세의 취학 전 아동을 대상으로 정부에서 지원하는 보육료나 유아학비(22만∼40만원)를 월 1회 이용할 수 있는 카드로써, 학부모가 아이의 보육료를 대납하면 다음 달 사회보장정보원이 해당 금액을 카드사로 보전한다.

 

따라서 어린이집 행정시스템인 보육통합정보시스템에서 1장의 아이행복카드로 자신의 아이뿐 아니라 복수의 여러 아이까지 결제가 가능해 이를 이용한 부정한 사례가 생길 수 있는 허술한 결제시스템이라는 지적이다.

 

정보원 측은 “아이행복카드는 부모 외에 해당 아동과 연관된 사람은 누구나 발급받아 결제할 수 있도록 만들다 보니 중복결제가 가능해 문제가 됐지만 여러 번 결제해도 결국 아이 1명분만 정부가 지급하기 때문에 보육예산의 누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동일 카드로 보육료를 집중적으로 결제하는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카드사 간 협력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