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에서 진행된 '통합놀이터 확산모델 토론회'에서 경기대학교 대학원 건축학과 이영범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이하 무장애연대)는 장애·비장애 아동이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통합놀이터 조성 확산을 위한 토론회를 19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에서 개최했다.

 

무장애연대는 지난 2015년 장애·비장애 아동이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통합놀이터를 조성한 데 이어 2016년에는 통합놀이터 후속 모니터링을 진행했고, 이날 그 결과를 함께 공유하는 토론회를 진행했다.

 

후속 모니터링 결과에 대한 보고서는 2월 이후 모니터링 보고서를 배포할 예정이며, 이에 앞서 실제 통합놀이터 이용자들의 의견과 놀이모습을 모니터링해 장단점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개선사항을 바탕으로 한 올바른 조성 및 확산 방향을 위해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모니터링 결과에 따른 개선사항과 필요한 제반 여건에 관한 방안 등이 도출됐다.

 

경기대학교 대학원 건축학과 이영범 교수는 통합놀이터 확산을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 확산과 거점기반 선도형 모델 조성, 통합놀이터 위계구분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통합놀이터는 장애·비장애 어린이가 함께 어울리는 놀이터인 만큼 공평하고 소외되지 않으면서 재미와 독립성, 안전성, 활동성의 제반사항이 갖춰져 있도록 설계했다"면서 "하지만 사회적 인식의 확산을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시민포럼, 놀이워크숍을 개최하고 주체 간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방안과 공감대 형성을 위한 협력적 거버넌스를 통해 체험을 공유하고 선도형 모델을 개발해나가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개선사항으로, 통합놀이터에 대한 개념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통합놀이터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 부모가 많지 않다"면서 "실제적으로 어린이대공원의 통합놀이터인 꿈틀꿈틀에 방문한 장애·비장애아동 부모의 경우, 다양한 놀이기구가 갖춰져 있는 곳이란 정도로밖에 인식하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어린이대공원에 조성한 꿈틀꿈틀 통합놀이터의 사례처럼 지역의 공원이나 학교 등 공공 거점공간 내에 통합놀이터를 조성하거나, 기존 일반놀이터를 통합놀이터로 리모델링해 양적 확장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 교수는 "통합놀이터는 일상생활공간 내에서 이용주체, 접근거리, 규모 등에 따라 집 앞 놀이터, 동네 놀이터, 테마 놀이터로 세분화 할 수 있다. 이는 다시 조성의 범위와 정도, 이용주체의 세분화, 운영방안 등을 고려해 조성할 수 있다. 위계에 의해 통합놀이터는 작은 것부터 큰 것으로,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가까운 곳에서 좀 더 먼 곳으로, 정적인 것에서 동적인 것으로 구분해 모델을 다양화해 보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대구대학교 조한진 교수는 이영범 교수의 제안에 부연설명을 덧붙였다. “테마놀이터의 경우, 차량이동이 필요하고 부모가 함께할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모가 동반하는 경우,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 간 커뮤니케이션이 방해가 된다. 동네 놀이터를 가능한 한 많이 만들어서 부모들이 배제된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아동들끼리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조경사회 오순환 자문위원은 “통합놀이터를 조성해도 시설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관리가 중요하다. 즉, 통합놀이터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할 주민 또는 주민공동체의 역할이 필요하다. 이러한 주민공동체의 활성화 여부가 통합놀이터 확산에 필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다만, 비장애 아동들의 압도적인 통합놀이터 이용으로 인한 장애아동의 사용 제한이나, 중증장애아동도 놀이의 주체로 포함할 것인가, 또 장애인 편의시설을 어린이 놀이터 안에 설치하는 문제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 휠체어 그네를 만들 경우 휠체어가 시설물 안전검사 기준 미포함 사유로 설치 불가 등은 풀어야 할 또 다른 과제로 논의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한편, 무장애통합놀이터 지원사업은 2015~2016년 아름다운재단 '차별1%기금'과 '대웅제약웃음이있는기금'으로 진행돼 서울 어린이대공원 내에 '꿈틀꿈틀놀이터' 조성으로 시작했으며, 통합놀이터에 대한 고민, 조성 확산을 위해 무장애연대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