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보건복지부는 국회에서 공청회를 열고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공개했다.

개편안의 골자는 월급 이외의 다른 소득(이자소득, 임대소득 등)이 있는 고소득 직장인과 피부양자의 보험료는 올리고 저소득 지역가입자는 최저보험료를 도입한다는 내용이다.

 

현행 건보료 부과체계의 골격은 1989년에 만들어졌다. 당시 정부는 모든 국민을 건강보험에 들도록 하면서 보험료 부과기준을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로 나눠 달리 적용했다.

 

직장가입자에게는 근로소득에다 보험료를 매기고 절반은 근로자 본인이, 절반은 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했다. 하지만 소득 파악률이 떨어지는 지역가입자에게는 소득과 재산, 자동차 등에 점수를 매겨 소득을 '추정'한 후 보험료를 부과해 전액 내도록 했다.

 

또 지난 2000년부터는 지역가입자를 연간소득 500만원을 기준으로 두 그룹으로 쪼개 500만원 초과 세대는 종합과세소득·재산·자동차에, 500만원 이하 저소득 세대는 생활수준과 경제활동참가율(성, 연령, 재산, 자동차로 평가)로 평가해 보험료를 부과했다.

 

이는 실제 소득이 없는 가구라도 보증금과 월세가 소득으로 반영돼 건보료에 부과되는 방식이어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어 왔다.

 

반면 부모와 배우자, 자녀 등 직계존비속뿐 아니라 형제자매까지 광범위하게 소득과 재산이 일정 기준 이하이기만 하면,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록해 보험료를 내지 않고 보험혜택을 누릴 수 있게 돼 있다.

 

이처럼 기준이 느슨하다 보니, 피부양자는 2003년 1602만9000명에서 2014년 6월 현재 2054만5000명으로 10년 사이 28.2% 증가했다. 이는 2016년 7월 기준 피부양자는 전체 건강보험 가입자의 41%인 2049만명으로 전체 가입자 10명 중 4명꼴이다.  

 

따라서 일부 고소득·고액자산을 가진 피부양자에게조차 보험료를 거두지 않으면서 무임승차 논란을 낳았다.

 

이번에 공개된 개편안에 따르면, 1∼2단계에서 연소득 100만원 이하 세대에 1만3100원의 '최저보험료'를, 3단계에서 연소득 336만원 이하 세대에 1만7120원을 부과하고, 최저보험료 적용으로 보험료가 오르는 세대는 6년간 인상분을 내지 않도록 했다.

 

또 월급 외 소득이 많은 직장인, 은퇴 후 공무원연금을 받는 피부양자 등을 대상으로 이자와 연금 소득에 따라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개편 작업이 종료되면 지역가입자의 80%인 606만 세대가 보험료 인하 혜택을 보게 되고, 피부양자 47만 세대, 직장가입자 26만 세대는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직장가입자의 대부분은 보험료 변동이 크지 않겠으나 월급외 연 3400만원을 초과하는 소득이 발생할 경우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연 6000만원의 보수외 소득이 발생하는 상가 임대소득자이면서 직장인의 경우라면, 보수외 소득 분에 대한 보험료가 매겨져 13만3000원의 보험료가 인상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