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부는 23일 공청회를 통해 그동안 형평성 논란이 있었던 국민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주요내용은 평가소득폐지, 고소득·고재산 피부양자 지역가입자 전환, 고소득자 부과 확대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개편안이 가입자 간의 형평성 추구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고령화와 경제활동 인구 감소 등 인구구조를 감안한 보험료 국고 보조의 지속과 확대, 국민건강보험료 부과 상한선 폐지 등과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보완돼야 한다고 평가한다.

 

2. 개편안은 그동안 지역가입자에 한해 성·연령 등에 보험료를 부과하던 평가소득 보험료를 폐지했다. 대신 소득이 일정기준 이하 대상자에게는 최저보험료를 적용하고, 일정기준을 초과하는 사람에게는 종합과세소득에 보험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그리고 직장가입자 중 월급 외 고소득자에 대해 보험료를 부과하여 보험료 부과의 형평성을 추구하고자 했다. 또한 현재 고소득, 고재산가도 피부양자로 인정돼 보험료를 내지 않고 있었으나 피부양자 기준을 개선하여 이들을 지역가입자로 전환하도록 했다. 이러한 일련의 개편 방안은 보험료 부과체계에 있어 형평성을 일부 보완한 조치로 보이나, 피부양자 기준은 장기적으로 더욱 강화돼야 할 것이다.

 

3. 그러나 개편안은 현재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라는 사회적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않다. 인구가 점점 고령화됨에 따라 경제활동인구가 감소되면 보험료 국고 지원 제도의 강화라는 재원조달 대책을 제시해야 함에도 국민건강보험 관련 정부 책임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고령화를 먼저 경험한 일본과 같은 경우, 경제활동인구와 은퇴 고령자수의 증가에 따른 재원부담을 국가에서 책임지도록 한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 따라서 국민건강보험부과체계 개편안에는 국민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고령화의 상황을 반영하여 보험재정의 국고지원을 확대하고 지속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과 같은 분명한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현재 2011년 이후 상한선이 고정돼 있는데, 전년도(2010년) 직장가입자의 평균 월 보수보험료의 30배로 고정했던 것을 전전년도로 기준을 변경했다. 따라서 보험료의 상한선이 월 239만원이었던 것을 월 301.5만원으로 상향했으나 고소득자에게 국민건강보험료 부담을 제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우며 공정부담이라는 차원에서 국민건강보험 상한선은 폐지돼야 할 것이다. 

 

4. 국민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안은 그간 문제가 됐던 형평성 논란을 일부 개선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보험료에 대한 국가책임을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국민건강보험료 상한선을 평균 월 보수보험료의 인상분만 반영해 상향하는데 그쳐 향후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국민건강보험은 국민보건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건강보험부과체계가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국민건강보험재정 국고지원 강화, 공정부담 차원에서 상한선 폐지 등이 제시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