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장애인들이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법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장애인을 포함한 교통약자의 시외버스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6일 오후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1번 부산행 승차 홈 앞에서 가진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애인들은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을 개정하고 교통약자가 이용할 수 있는 시외저상버스 도입을 촉구했다.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은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이 제정된 지 11년이 지난 지금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데 장애인들이 이동할 수 있는 시외저상버스는 없다"면서 "장애인 인권보호 차원에서도 법과 제도 정비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누워서 갈 수 있는 '프리미엄 고속버스'도 나왔는데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탈 수 있는 버스는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26일 장애인들이 강남고속버스터미널 1번 부산행 플랫홈에서 가진 기자회견장 뒷쪽으로는 지난해 11월 25일 도입한 프리미엄 고속버스 시승 안내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에는 시외버스 내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이 없다"면서 "반드시 개정안을 발의해 교통약자가 소외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영은 권익옹호활동가는 "전동휠체어는 단순한 보장구가 아니며 내 다리와 같은 것으로 전동휠체어를 거부하는 것은 나를 거부하는 것이다"면서 "누워가는 버스도 생겼는데 장애인이 탈 수 있는 시외저상버스는 왜 없냐"고 토로했다.

이어 박해철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장애인 이동권은 보편적인 권리"라며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비용이 아닌 권리로 바라봐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6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1번 홈에서 부산행 버스에 탑승하는 귀성객들을 바라보고 있는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영은 권익옹호활동가

이날 장애계는 오후 2시 40분 부산행 버스표를 구매했으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탑승은 하지 못했으며, 승객들에게 장애인 이동권 보장에 함께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는 선물을 나눠주고 동참을 권했다.

한편, 현재 추진 중인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시내버스(광역버스) 대폐차 되는 버스에 대해 의무적인 저상버스 도입 ▲프리미엄버스, 고속버스, 시외버스, 마을버스 도입 시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 의무화 및 지원방안 ▲특별교통수단운영에서 국토교통부 및 도지사의 의무 부과 및 강화 등이다.

김명화  mh6600@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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