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장애인스포츠 인프라 세계적이다” 지난 22일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International Paralympic Committees)회의 정기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필립 크레이븐 위원장의 말이다.

 
1988년 휠체어 농구선수로 한국을 방문하면서 한국 장애인스포츠의 산증인이 된 필립 크레이븐 위원장은 “일정 때문에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적어서 아쉽다”면서 “1988년 대한민국 올림픽 이후 한국의 장애인 스포츠는 남다른 발전을 거듭해 왔고 장애인 스포츠 선진국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인프라를 자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런 발전은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오늘 오전에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종민 문화관광부 장관을 만나 한국정부의 의지를 재확인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연을 닮은 한국인들과 한국을 사랑한다는 필립 크레이븐 위원장은 26일 노무현 대통령의 접견을 끝으로 자국인 영국으로 돌아갔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한국 장애인스포츠에 대해 진단 해 달라.
1988년 장애인올림픽 휠체어 농구 대회에 영국대표로 참가 하기위해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또 2002년과 2004년에도 방한하면서 한국 장애인스포츠의 발전상을 눈으로 확인 할 수 있었다.

또 오늘 오전에도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종민 문화관광부 장관을 만나 한국정부가 장애인스포츠에 대해 어떤 관심과 의지를 가질 수 있는지 확인 할 수 있었다. 특히 한국 장애인들의 목소리가 많이 커졌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런 모습에는 한국올림픽위원회의 장향숙 위원장의 공이 컸다고 본다. 이런 장 위원과 같은 사람이 세상에는 꼭 필요하다고 본다. 흔히 일반 사람들은 사람이 다리가 하나 없거나 몸이 불편하면 생각도 모자랄 것이라고 생각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장 위원장을 보면 그런 생각이 얼마나 잘 못 됐는지 확인 할 수 있을 것이고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있다. 또 개인적으로도 많은 영감과 희망을 주고 있는데 아마도 활발한 인권 운동을 통해서 인 것 같다.

한국 장애인스포츠가 고쳐야 할 부분과 나가야 할 방향은.
한국의 장애인스포츠인프라는 좋은 수준이다. 동유럽과 북미 캐나다 쪽이 장애인스포츠 선진국이라고들 하는데 이는 비교해서는 안 된다. 아시아에는 말레이시아 일본 중국 등 장애인올림픽을 통해 많은 발전을 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년 동안 정말 많은 발전을 했고 여기에 한국만의 것을 접목할 수 있는 안목도 필요할 것이다. 하드웨어적인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소프트웨어적인 인프라 확충에도 좀 더 관심을 갖고 발전해 가야 할 것이다. 2005년 까지 한국장애인스포츠는 보건복지부 소관이었던 것으로 안다.

그러나 문화관광부 소관으로 변경된 것은 한국의 장애인스포츠의 발전을 증명하는 것이다. 복지가 아닌 문화로 인식한 철학적 변화라 생각한다.

평소 장애에 대한 생각은.
나는 장애인 운동선수를 부를 때 장애라는 말을 빼고 그냥 운동선수라고 부른다. 장애라는 말은 이제 무의미하고 운동선수들의 인기가 날로 더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동기 부여가 중요하듯이 장애 아동과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한국에서는 장애인 체육센터를 건립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력 있는 운동선수들은 그곳에서 운동을 할 것이고 엘리트체육 선수만이 아닌 일반 장애 아동들까지 그곳을 이용 할 것으로 보인다. 장애 아동들이 그 곳에서 엘리트선수들과 함께 운동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장애를 극복해가는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장애는 극복하면 장애가 아니지만 극복하지 못하면 영원히 장애로 남는다. 장애 아동들이 장애를 극복하고 넘어 설 수 있도록 교육부, 문화관광부, 한국장애인체육회 등에서 많은 노력과 고민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 더 우수한 선수들이 탄생할 것이고 비장애인들의 인기를 더 모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우수선수 발굴 차원을 떠나서 살아가는 방법과 운동을 통해서 배우고 습득하는 것도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인터넷이나 IT가 세계적인 수준인 것으로 안다.

그래서 활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컴퓨터를 많이 활용하고 인터넷에 둥지를 트는 것을 보게 되는데 조심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컴퓨터는 도구이지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모두가 컴퓨터 속에서 산다면 이세상은 멸망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운동을 통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고 운동을 통해 극복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5번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안다. 위원장 눈에 보이는 한국은 어떠한가.
이번 IPC총회 개막식에서 한국의 전통무용을 보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 화려하고 우아한 자태는 한국만의 경쟁력이라 생각한다. 또 평소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을 많이 즐기는데 자연은 사람의 정신 상태와 많이 비슷하다. 한국 사람들의 경우 이런 자연과 많이 닮았고 문화역시 자연을 바탕으로 한 문화인 것 같다. 그래서 자연과 가깝고 실천하기를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이 좋다.

장애인올림픽의 엘리트화 추진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
1992년 바르셀로나 장애인올림픽 당시 세계 80여 개국 3,200여명의 참가자에 비해2004년 아테네 장애인올림픽에서는 세계 140여개국이 참가했다. 그러나 참가국 수는 약60%의 성장을 이뤘지만 참가자수는 3,800여명으로 약 20%가 늘어났을 뿐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도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올림픽위원회에서는 참가 선수들의 엘리트화를 추진하면서 각 대륙별, 국가별 및 종목별 참가자격을 부여받은 선수 중심으로 참가하고 있다. IPC도 IOC와 협약체결을 통해 장애인올림픽의 위상정립과 가치증진을 위해 특정 국가에 편중된 참가자보다 대륙 및 국가별로 고르게 분포토록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향후 장애인스포츠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선수’를 적극적으로 육성, 발굴하는 정책을 추진하여 장애인스포츠의 활성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IPC에 대한 소개를 해 달라.
IPC는 현재 영국의 필립 크레이븐이 회장으로 있으며 아프리카 42개국, 아메리카 26개국, 아시아 40개국, 유럽 47개국, 남태평양 7개국 등 총 162개국의 회원국이 있는 국제장애인스포츠 기구다.

장애인올림픽 선수들로 하여금 스포츠의 우수성을 성취하도록 해 전세계를 고무시키고 감동시키는 것이 IPC의 비전이다. 모든 국가 NPC(국가장애인올림픽위원회)의 발전과 모든 IPC 회원 기구들의 활동지원을 통한 장애인올림픽 무브먼트의 발전과 향상을 보증하고 있다.

또 엘리트장애인스포츠 종목에 대한 기반 확립차원으로서 장애인올림픽선수들을 위해 기초단계부터 스포츠 단계에 이르기 까지 참여 기회와 대회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IPC에서는 사무국 산하 재정/스폰서 부를 통해 삼성 및 비자카드 등 세계 유수의 대기업들을 통한 국제장애인올림픽을 비롯한 장애인스포츠스폰서 체결을 통한 안정적인 지원을 도모하고 있다.

이를 통한 후원기업들의 자사 공익성 홍보와 장애인스포츠의 가치향상을 목표로 Win-Win 할 수 있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IPC에서 진행하고 있는 주된 사업은 무엇인가.
5년뒤 IPC는 더욱 발전 할 것이다. IPC 내부의 조직발전을 더 시켜야 대회도 성공적으로 완성시킬 수 있다. 162개 회원국들의 발전이 IPC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회원국의 조직이 잘돼야 IPC도 탄탄한 기반위에 설 수 있는 것이고 우리의 근간이 될 것이다.

또 각종 경기와 중간평가 등을 언론에서 실황으로 중계할 수 있게 하는데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실황방송이 잘 돼야 비장애인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프로필
이름 : 필립 크레이븐(Philip Craven)
나이 : 1950년 7월 4일생
국적 : 영국(IOC위원)
학력 :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문학사(지리학 전공)
취미 : 와인수집, 조경, 휠체어농구(IWBF 회장:1989~1998)
경력 : IPC위원장(2001~현재)
       IOC 위원(2003~현재)
       -문화 및 올림픽교육위원회, 2008베이징올림픽/장애인올림픽조정위원회 위원
*2005년 12월 IPC 위원장 재선(임기 4년)

김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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