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사회를 맞아 언론을 비롯하여 사회적인 관심 중에 노인의 역할상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걸어 다니는 지혜"라는 아름다운 은유를 듣기도 말하기도 하지만 사회적 어른인 노인이 "생산과 소비의  경제"에서 차지하는 실상은 조금은 처량하고 서글프다.

그나마 정부가 제공하는 교육형, 복지(공익)형의 일자리마저 어쩌면 그분이 살아오면서 체득한 경험과 지식을 다 담아내기에는 어쩐지 부족한 단순 노동형 혹은 육체노동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도 일자리만 있다면... 일할 곳을 준다면 너무나 고맙겠다”는 인터뷰나 술자리에서 듣는, 그냥 넘겨버리기에는 가슴 아픈 노인들의 푸념 앞에서 우리는 이상론 대신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야 한다. 

흔히들 얘기하는 노인들이 느끼는 네가지 고통(경제적 어려움, 외로움, 질병, 역할상실)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일자리일 것이다. 노인들의 일자리는 당신들 스스로가 느끼는 네가지 고통의 궁극적인 해결책이자 그로 인해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세대간 불필요한 갈등을 사전에 적절히 예방할 수 있는 궁극적 방법이다. 우리 사회, 미래를 짊어지는 경제 주인공으로 거듭나게 하는 필요충분조건인 셈이다. 우리는 유래 없는 세계 최고 고령화의 길을 걸어가고 있지만 반면 대안에 대한 담론도 활성화되고 있고 대선시즌을 맞아 좋은 정책과 실천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사회를 맞아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는 많은 부분 노인복지를 실현하고 노인들과 가족, 다른 세대간 열린 소통을 지향하는 미국, 일본, 싱가폴은 우리에게 다함께 살아가는 삶의 아름다운 단상들을 보여준다. 

이번 호에서 일본 교또에서  일하는 시니어분들을 만나보자.

# 일본 교또에서 만난 일하는 노인
지난 여름 노인분들과 그 가족분들을 위한 감성으로 소구하는 복합문화공간의 사례를 견학하고자 방문한 일본의 교또는 공항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관광지 곳곳까지 사회의 배려와 본인의 성실함으로 채우는 노인일자리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었다.

 ▽ 오사카공항에서 교토로 향하는 시외버스를 기다리던 중 일본 어르신께서는 짐을 챙겨주겠다고 먼저 말을 걸어오셨다. 밝은 얼굴로 친절하게 짐을 옮겨 주시는 어르신의 근력이 걱정이 되긴 했지만 평소 익숙한 일상이어서인지 그리 힘들어보이진 않았다.  
 ▽ 우리나라의 송편모양 바람떡같은 걸 만드시는 어르신의 손놀림은 장인의 모습이었다.
    일본의 음식은 참 먹음직스럽게 아기자기 잘 만들고 모양과 색상 모두 다채롭다.
    (교토 키요미즈템플, 청수사 입구)
 ▽ 금각사(킨카쿠 로쿠온지 절) 입구에서 교통정리와 길 안내를 하시는 어르신들. 금각사는 말 그대로 절 전체가 금색으로 되어 있고 호수를 끼고 있어 경관이 아름답다.관광지 내에서 묵묵히, 열심히 청소를 하시는 어르신,  물을 주는 어르신 우리나라 어르신처럼 꼼꼼하게, 조용히 일을 하시는 걸 보면 성실함을 느낄 수 있었다
 ▽ 나고야성에서 학생들에게 문화유적 해설을 하시는 어르신의 표정이 참 진지하고도 열정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르신들을 이어 언젠가 국가를 이끌 아이들에게 문화유산,역사를 통해 정체성을 갖도록 하는 보람이지 않을까? 노란색 유니폼을 보니 우리나라의 삼림숲해설사나 문화유적해설사가 떠올랐다. 어쩌면 문화, 역사와 관련된 이런 직업은 어르신들에게 어울리고 적합한 일자리일 것이다.

일본은 인구구조로는 우리보다 20년을 앞서 초 고령사회를 이미 맞이했고 산업적으로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시행을 보면서 약 7년여를 앞서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바로 옆 나라라서 정서적으로 여느 선진국보다 우리에게 더 현실감있는 본보기가 되지 않을까. 지금 일본은 단카이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기업과 국가 공히 능숙한 인력부족의 대안으로 고령인력을 재활용하는 방안이 고민되고 실현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도 고연령이라도 일할 수 있는 남이섬이나 60세 이상만 일할 수 있는 울산신화공업(평균 65세, 최고령 71세)같은 모범이 되는 기업들의 사례를 칭찬하고 저변으로 조금씩 현실적으로 확대해갈 필요가 있다. 

시니어 비즈니스 컨설턴트
조한종 (http://blog.naver.com/sukwha73)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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