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충정로 사회보장위원회 앞에서 장애인들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촉구결의대회'를 열었다.

현재 기초생활보장 제도는 중위소득(1인 가구 기준 165만2931원)의 30%(생계급여 수급대상)~50%(교육급여 수급대상)이하인 저소득층에게 생계ㆍ의료ㆍ주거ㆍ자활ㆍ해산(출산)ㆍ장제(장례) 급여 등을 전부 또는 일부 지급하고 있다. 다만, 1촌인 직계가족을 ‘부양의무자’로 지정해 부양의무자의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부양이 불가능한 특수한 사정을 제외하고 부양대상자의 기초생활보장급여 수급을 제한한다.

이처럼 사회안전망 기능이 부족했던 생활보호법을 대체해 만들어진 기초생활보장법은 ‘부양의무자기준'을 적용해 빈곤 사각지대를 낳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3일 오후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이 서울 충정로 사회보장위원회 앞에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촉구결의대회'를 열고 시민들을 향해 제도 개선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선전했다.

이날 공동행동은 실제 부양의무자기준제도의 피해 사례를 발표하면서 한 목소리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의 당위성을 성토했다.  

노들장애인야학 김명학 활동가(좌측, 사진)는 "광화문 지하보도에는 수년간 장애인들이 부양의무자 폐지를 위한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해 장애인들에게 족쇄가 채워져 현재까지 많은 사람이 죽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어나갈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해 더 많은 희생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홈피스행동 요지 활동가(우측, 사진)는 "어릴적부터 뇌경색과 당뇨질환을 앓아왔고 현재는 희귀난치성질환인 모야모야병까지 진단을 받아 일을 못하고 있다. 직업도 없이 부모님과 살면서 생활이 곤란해 동사무소에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하러 갔다. 그러나 담당자가 친형이 소득이 있고 부모님이 재산이 있어 수급자가 될 수 없다는 대답만 듣고 왔다"면서 울분을 토했다.

또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조은별 사무국장(좌측, 사진)은 "25년 간 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았으나 최근 수급자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국가는 또다시 나를 부양의무자로 정하고 월급에서 최저생계비가 넘는 금액의 15%를 부양비로 뜯어갔다"면서 "통장잔액을 조회하고 끊임없이 나를 비참하게 만든 국가에게서 벗어나려니까 이제는 가족을 책임지라고 한다. 그동안 국가가 시키는대로 살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살지는 않겠다.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해 서 엄마와 동생 모두 걱정 없이 살게 할 것이다"고 항변했다.

한편 공동행동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촉구결의대회를 마친 후 충정로에서 광화문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공동행동은 2012년 8월 광화문 역사 내 노숙농성을 시작한 지 4년을 훌쩍 넘긴 현재까지 힘겨운 농성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서울 광화문 역사 내 장애인들이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요구하며 노숙농성 중인 모습

김명화  mh6600@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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