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고용하지 않은 500인 이상 기업은 최고 113만원의 부담금을 물어야 한다. 또 적용제외율은 대폭 폐지돼야 한다."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이 최근 발의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개정안 내용이다.

이 개정안에 대해 장애인계는 "우리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파격적인내용이어서 놀랍다"며 환영했고, 재계는 "적용제외율을 폐지하려면 의무고용율도 하향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장애인의무고용제도 개선'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각계의 입장과 견해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우 의원은 적용제외율 폐지를 적극 주장하고 "특히 아이들의 인식개선에 큰 효과가 있을 교육공무원을 더 이상 예외조항으로 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의원이 발의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개정안은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장애인들이 적극 환영하고 있다.

우 의원은 장애인고용의무의 적용제외율에 대해 경찰, 소방, 국방 등 국민의 생명보호, 공공의 질서와 안전 유지 직무를 수행해야하는 직종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부담기초액에 대해 우원식 의원실 김형민 보좌관은 "부담기초액은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한데 따른 범칙금의 개념이므로 장애인을 고용했을 때 드는 비용보다 많아야 하는 게 타당하다"며 "부담기초액의 문제는 액수의 과다문제가 아닌 고용의지의 문제로 접근하고 최소한 최저임금보다 높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의 개정안에 따르면 부담기초액은 사업주 규모별로 최저임금법에 따른 시간급의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정해 상시근로자 100명~299명 기업은 최저임금의 200시간분인 56만8천원을, 300~499인 기업은 300시간 분의 85만 2천원을, 500인 이상 기업은 500시간분인 1백13만 6천원을 부담해야한다.

국고부담과 기금운용에 대해서는 "국가는 매년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사업의 사무집행에 소용되는 비용의 전부를 일반회계에서 부담하고,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사업에 소용되는 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 부담금은 고용장려금 등 사업주에 대한 지원에 한정해 사용해야한다"고 명시했다.

23일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는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개정을 앞두고 토론회가 열렸다.

이 같은 개정안에 대해 장애인계는 적극 찬성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김대성 정책실장은 "장애인계가 생각하는 것 보다 강력한 개정안이 나온 것에 대해 사실 조금 놀라고 기뻤다"며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장애인의 노동권 보장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분명히 하고 모든 장애인의 노동기회균등을 실현하기 위해 정책의 전문화, 체계화를 추진해야한다"며 "사회통합이념의 실현을 목적으로, 장애인이 시장으로 통합 고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장애인의 자발적 직업능력개발을 지원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업들은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보다 부담금을 내는 게 낫다고 생각하고 있는 게 문제이므로 부담금을 높여야한다. 최근 들어 장애인의 학력이 높아지고 기술혁신으로 고용환경이 개선됐다. 전 세계적인 추세가 그런 만큼 업종제외율은 폐지돼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재 기금은 고갈이 예상되나 장애인계 반대가 심하므로 장애인의 직업재활, 통합고용을 위한 사업을 분리하고 사업에 소요되는 인적, 물적 비용을 국가가 부담해 기금의 활용범위를 제한해야한다"며 "고용부담금은 고용환경개선 비용 등 사업주 지원에 한정해 사용하고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사업의 사무집행에 소용되는 비용은 일반회계에서 부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경총 황인철사회정책팀장은 토론회에 참석, 경영계의 '곤혹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경제계 대표로 참석한 경총 황인철 사회정책팀장은 "2006년 이후 광업, 건설업, 장치산업, 운송업 등 업종별로 10~85%로 설정돼 있는 적용제외율을 폐지, 연차별로 10%씩 축소해 2011년 이후 완전폐지 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며 "장애인고용 부담기초액 수준이 2000년에 비해 2배 이상 인상돼 기업의 입장에서는 큰 부담으로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 팀장은 "지금까지의 장애인정책은 장애인에 대한 복지차원에서 접근해 기업의 입장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그 결과 현재 의무고용제 및 부담금 부과제도는 기업들에게 준조세로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부담기초액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우리나라의 고용환경을 선진국과 단순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장애인 관련 의식구조의 전환, 인프라의 확충 등 기업에서 장애인을 고용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선행돼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업종별 적용제외율 폐지에 대해서는 "적용제외율 완전폐지는 의무고용률을 실질적으로 2~30%가량 올리는 효과가 발생해 기업투자환경의 악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의무고용률이 몇몇 선진국에 비해 낮기 때문에 적용제외율을 폐지해야한다는 주장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의무고용율 2%는 적용제외율이 존재한다는 가정하에 산업계가 현실적으로 높은 부담을 감수한 측면이 있으므로 적용제외율 폐지는 의무고용율 하향조정과 함께 고려돼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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