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10대 용의자가 조현병(정신분열증)으로 최근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실이 병원 진단서로 최종 확인됐다.

 

실종됐던 B양(초2, 8세 여자아이)은 숨진 채 발견될 당시 시신까지 심하게 훼손돼 있었으며,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10대 소녀여서 더 충격을 던져줬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30일 살해 및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A양(16세)을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며, 주말 사이 구속 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A양은 29일 오후 12시 47분께 인천 연수구 동춘동의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인 B양(8세)을 꾀어 유인한 뒤 공원 인근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살해하고 훼손한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살해된 B양은 유괴 직전 친구들과 놀다가 엄마에게 연락을 하려고 휴대전화를 빌리기 위해 A양을 따라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이날 경찰은 오후 1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살인부터 시신유기까지 모든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으나 A양과 함께 사는 부모는 사건 당일 오후 7시 40∼46분 차례로 집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A양은 경찰 조사에서 태블릿 PC 전선을 범행 도구로 사용했다고 진술하는 등, 살해 혐의를 일부 인정했으나 범행 동기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A양은 지난해 7월 학교 부적응을 이유로 고등학교를 자퇴한 상태로 '정서행동 특성검사'에서 '관심군'학생으로 나와 개인 상담을 하는 등 학교에선 A양을 평범하지 않았던 학생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망상이나 환청 등 정신 질환으로 인한 이른바 '묻지마 범죄'일 가능성이 크지만 시신 유기 방법 등 사건 전후 행동을 봤을 때, 과거 조현병 환자들이 저지른 ‘묻지마 범죄’와 다른 점들이 있다며 좀 더 정밀한 정신 감정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경찰은 CCTV 확인 결과를 토대로 이번 사건을 A양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리고, 이번 주 중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