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치매 조기 발견이 복지관에서도 가능하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주공아파트에 홀로 사는 임(80,노원구)씨는 3개월 전부터 부쩍 말도 잘 안나오고 외부정보가 잘 들어오지도 않는다. 더구나 걷는 것도 힘들어져 발을 끌면서 걷게 되고, 가스렌지에 올려놓은 것도 깜빡깜빡 잊어버린다.

노인들은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거동이 불편해지는 것은 사실. 그러나 그것이 치매 초기 증상일 수 도 있어 주의를 요한다.

지난 15일 임씨는 복지관에서 하는 치매원격화상진료를 받기 위해 시립노원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했다.

병원에 가지 않고 의사선생님께 진료 받는 게 자못 신기한 듯, 화면 속 의사선생님 말에 고분고분한 임씨.

시립노원노인종합복지관에서 서울대학병원원격치매센터와 치매화상진료를 받고 있는 어르신.

 

임씨와 동행한 보호자 이씨(68, 노원구)는 “저 양반, 내말은 잘 듣지도 않는데, 의사선생님 말은 잘 듣네” 라고 말하며 활짝 웃는다.

전국 노인복지관 중 유일하게 원격화상진료가 가능한 노원노인종합복지관. 지난 1997년부터 매주 화요일, 치매가 의심되거나 경증치매환자들이 서울대학병원 원격치매센터 의사진과 상담을 하고 있다.

원격화상진료는 병원을 찾기 힘든 임씨 처럼 홀로 사는 노인이나 영세노인, 무의탁 노인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노인 질병인 치매의 조기 발견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현재 원격화상진료는 서울대학병원과 강원대학병원 두 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강원대학병원의 경우, 도내 횡성과 홍천 두 곳의 정신보건센터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서울대학병원은 노원노인복지관과 연계, 진료를 하고 있다.

환자한명 당 진료시간은 약 30분 정도. 보호자 대등으로 의사가 간단한 신상정보와 증상에 대한 여러 질문을 통해 진단하게 된다.

노원복지관 치매진료담당 이임배 간호사는 “무료 진료를 제공할 수 있어 보람”이라며 “치매는 조기 발견이 중요하고 치료가 가능한 치매도 있기에 더 많은 홍보가 이뤄져 어르신들이 많이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진료를 받은 임씨는 치매인 것으로 보이나, 원인에 따른 처방이 다르므로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큰 병원에서 MRI를 찍어보라는 진단이 나왔다.

국가유공자로 정부에서 매달 약 55만원정도를 지원 받는 임씨는 약 4O만 원이 드는 MRI를 찍어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임씨는 “기력은 점점 딸리고, 기억력도 감퇴하고 몸도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아 밤에 잠도 오지 않는다”며 “집에 혼자 있으면 언제 죽을지 몰라 막막하고 두려울 뿐”이라며 울먹였다. 이어 임씨는 “내가 왜 이러는지 무섭다, 그러나 무슨 돈이 있어서 MRI를 찍을 수 있겠냐”고 말했다.

보호자 이씨는 “MRI가 너무 비싼거 아니냐며 솔직히, 하루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노인들이 치매에 걸리면 무슨 수로 사느냐, 남은 인생이 비참해질 뿐”라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MRI를 찍는 이유는 치매의 주요 원인인 알츠하이머로 인한 치매인지, 뇌혈관의문제로 인한 치매인지 원인을 분명히 할 수 있어, 그에 따른 처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MRI는 필요하다.

그러나 원격화상진료로 어려운 노인들의 진료는 가능과 약간의 처방은 가능하지만 MRI 같은 것은 지원 되지 않아 어려운 점도 있다. 무엇보다 치매는 조기발견으로 어느 정도 진행억제가 가능하기에 어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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