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겠어요. 하도 형도 많고… 하니까…예… 누가 선생님의 지갑에 손을 댔나봐 누가…그래갖고 선생님이 밤중에 술을 먹고 우리 다 자는 데 열두시쯤에… 다 옥상으로 올라오라고…해갖고 올라갔드만 그냥 팬티만 입혀놓고… 야구방망이로 그냥 막 치는 거예요…우린 이유도 없이 막 맞았죠. 해갖고- 딴 선생님들- 뭐야 다른 선생님들한테 말하믄… 더 때린다고… 막 협박까지 하고… 막 그랬어요."
"그깐- 시설에 있을 때는 누구나 다 그런 생각을 하죠? 그까 그냥 나갔으면 아무데나 갈 데도 없는데…나가고 싶다고… 예- 막상 갈 데도 없는데…"
보호시설에서 살다 그룹홈으로 옮겨온 I씨는 시설에서의 폐쇄적 집단생활에 따른 답답함과 폭력적 상황을 기억하며 두려워했다.
지난 18일 성공회대학교 정보과학관 시청각실에서는 '장애인 거주시설 유형별 성인지적장애인의 자기결정경험 연구'에 관한 성공회대 사회복지연구소 박숙경 연구원의 연구발표가 있었다.
이번 연구는 현재 국내에서 제공되고 있는 생활시설, 그룹홈, 자립홈 세 가지로 선정해 성인 지적장애인 9명을 인터뷰하고 이들의 자기결정경험, 그 경험에 의한 변화, 서비스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거주지원서비스 유형 차이에 대해 참여자들은 개인적인 경험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었지만 방을 몇 명이 쓰는지의 여부, 선생님이 함께 사는지,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선택하는 자율성의 정도에 따라 다르게 느끼고 있었다.
이런 개념은 자기결정의 구성요소로 이야기되어지는 것으로 거주지원서비스 유형의 가장 큰 차이점을 자기결정경험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자기결정의 수준은 자립홈, 그룹홈, 생활시설의 순으로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그룹홈과 자립홈이 생활시설과 비교해 자율과 선택권이 많아졌다는 것, 보편적인 주거환경(아파트, 집 등으로 표현)에서 산다는 것, 자신의 방이 생겼다는 것이 주로 이야기 됐다.
반면 지적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자율적인 삶을 사는데 따르는 염려 역시 '위험한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 부족'에 따른 것이다.
생활시설에 거주하는 D 씨는 위험한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대처 경험이 없어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그룹홈 F씨는 혼자 있을 때 불이 나면 소화기를 사용해 불을 꺼야 한다고 했으며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묻자 가스밸브를 잠가야 된다며 위험에 대한 대처방식을 기억해냈다.
연구 발표에 나선 박숙경 연구원은 "거주지원서비스에 따라 거주환경이 달라지면서 오랜 시설생활을 해왔던 참여자들은 좋은 감정과 함께 일반 사회에서 적응할 수 있을지 불안감도 함께 경험했다"며 "오랜 시간 통제된 삶과 반복적인 교육에 따라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보다 의무감이 매우 컸다. 양보하고 부지런해야하며 아껴 써야 한다 등의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공통적으로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적장애인에 대한 지역에서의 학대상황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우리 사회구조에 따른 지원체계 부족이 보다 크겠지만 개인적 차원에서 지적장애인에게 반복적으로 '착하고 순응적인 사람'을 요구하는 교육과도 관련이 깊어 보인다며 교육과정에서 자기를 주장하는 훈련과 인권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할 필요성이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참여자들은 거주지원서비스 유형에 대한 선호도는 개인의 경험에 따라 차이가 있었으며 생활시설과 그룹홈을 경험한 경우 그룹홈을 선호했고 그룹홈과 자립홈을 경험한 경우 자립홈을, 생활시설에 살고 있는 참여자는 서비스유형에 대한 선호도 표현보다는 집, 아파트 등 상징화되는 보편적인 가정에서의 삶을 원하고 있었다.
현재 그룹홈의 경우 국내 도입이 이뤄진지 25년이 지났으나 2006년 12월말 현재 지적장애인 시설은 전국 288개 20598명, 그룹홈은 258개 1432명으로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획일화된 그룹홈의 형태와 예산 지원방식을 서비스 이용자의 욕구와 상황을 고려해 다양화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지적장애인들의 자기결정내용이 자율성, 사생활보장을 중심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자율성과 사생활 보장을 거주지원서비스 개편에 있어 중요한 원리로 채택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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