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6월 12일 결심공판에서 희망원의 심리안정실(징벌방, 독방) 운영에 대해 감금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모 前원장신부와 박모 前성요한의집 원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나머지 전직 간부에게는 각각 6개월에서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선고는 7월 7일이다. 이에 앞서 6월 7일 검찰은 비자금을 조성하여 횡령하고 거주인을 감금한 혐의로 구속 중인 희망원 배모 前원장신부에게 '징역4년'을, 前여모 회계과장 수녀와 前임모 사무국장에게는 2년을 구형했다. 이 재판의 선고는 6월 28일이다.

희망원의 인권유린과 횡령의 주범들이 줄줄이 징역형을 받았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김모 前원장신부는 6월 12일 피고인 심문과 최후변론에서 “생활인의 권리를 침해하고 자유를 박탈할 의도는 아니었고, 전체 원내의 원만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심리안정실 운영은 감금 목적이 아니며, 규칙 위반을 이유로 생활인을 감금하는 것이 위법이라는 사실도 이번 검찰 조사를 통해 알게 되었고, 일일이 결재하거나 지시하지 않았다며 공동정범임을 부인했다. 한마디로 뻔뻔스럽기 그지없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최근 언론은 희망원 내에서 가장 처참했던 희망원 신규생활관(징벌방)에서 발생한 끔찍한 폭행치사사건을 보도했고, 검경이 현재 수사 중이다.  

김모 前원장신부는 구속된 배모 前원장신부의 전임 원장으로 횡령혐의는 용케도 빠져나갔으나 감금은 피하지 못했다. 대구희망원대책위는 김모 前원장신부는 횡령하지 않았는데 후임자인 배모 前원장신부만 거액을 횡령했다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축소수사라며 비난한 바 있다.

5월 31일 조환길 천주교대구대교구 대주교는 37년간의 희망원 위탁 마지막 날 담화문에서 비록 형식적이지만 반성과 성찰을 강조했건만, 김모 前원장신부는 공동정범을 부인하며 반성조차 하지 않았다. 거주인들이 수십 년 간 불법감금 등 인권유린을 당했는데도 감금을 지시하지 않았고 결재하지 않았으며 더 나아가 위법이라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하니 김모 前원장신부는 유령원장이었단 말인가?

더욱 놀라운 것은 조환길 대주교가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김모 前원장신부를 천주교대구대교구 사회사목교구장 대리 신부로 임명했고, 재판을 받는 지금도 현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땅의 가장 가난한 자들에게 중대 범죄를 저지른 신부가 대주교를 대리하여 교회의 사회사목을 총괄하고 있다니 경악할 일이다.

교구의 사회사목 교구장 대리는 교구의 사회복지법인(8개 법인)들과 교구에서 운영하는 병원들(6개 병원)에 대한 지도와 관리감독, 병원 · 경찰 · 교정 · 이주사목 등 사회사목 분야를 지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교구 사회사목의 주된 사업장인 희망원과 대구정신병원, 즉 복지와 병원에서 비리와 인권침해가 발생해 재판 중인 신부를 사회사목 교구장 대리로 그대로 두고 있는 조환길 대주교의 인권의식은 참으로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또한 감금이 인권유린인지 몰랐다는 신부에게 사회사목 총괄을 맡긴 것은 이 땅의 인권증진을 위해 그동안 노력해 온 천주교를 농단하는 행위로 어떤 변명으로도 납득할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이다.   

따라서 대구희망원대책위는 김모 前원장신부의 사회사목 교구장 대리직을 당장 사퇴시키고 교회법에 따라 처벌할 것을 조환길 대주교와 천주교대구대교구에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대구희망원대책위는 성직자라도 성역 없고, 예외 없이 판결하여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사실을 천주교와 신자, 그리고 시민들에게 분명히 각인시켜 줄 것을 재판부에 강력히 요구한다. 더욱 엄격히 판결할 것을 촉구한다.

2017년 6월 13일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 대책위원회

조시훈  bokji@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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