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순 박사(부스러기사랑나눔회 대표)

 요즈음 내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지역아동센터에 급식비를 지원해달라는 말이다. 방학이라 아이들이 밥을 먹고 다양한 문화 놀이와 학습을 보충하고 선생님들의 친절한 보호와 통합적인 사회복지 지원을 하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이용을 하면서 아이들은 많이 밝아졌다.

2007년 지역아동정보센터의 실태조사에 의하면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한 기간이 길수록 아이들의 지역아동센터 이용 만족도도 높고 건강도 좋아지고 삶에 대한 만족도도 더 높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러나 빈곤아동들에게 이렇게 중요한 지역아동센터에 급식비 지원이 되지 않고 있는 곳이 아직도 많이 있다.

공주지역의 지역아동센터에는 급식비가 전혀 지원되고 있지 않고 있으며, 올해에도 지원계획이 없다고 한다. 광주지역에는 광산구 31개소 서구 22개소 동구 11개소의 지역아동센터 총 64개소 지역아동센터에는 구청의 예산으로 급식비가 지원된다. 동구의 경우 자활 후견기관에서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을 하고 그 비용은 구청에서 지급하는 형식이고, 서구는 또 반찬만 자활기관에서 준비해주며, 광산구는 야간 급식을 하는 5곳만 급식비 지원을 한다는 것이다. 북구의 경우도 구청예산이 부족하여 직접 급식비 지원은 않지만 광주시내 모 백화점과 연계하여 쌀 만주고, 남구는 대상아동에게 직접 식품권을 주는 형태로 처리하여 방학 중에 밥을 두 끼 먹여야 하는데 지역아동센터에는 급식비를 주지 않아 재정 형편이 어려운 곳에서는 저녁을 먹이지 않고 이른 시간에 집으로 보낸다. 이 아이들의 부모님이 일터에 가고 없는 경우 굶거나 라면 등으로 저녁을 대신하고 있다.

익산지역의 경우도 지자체 예산이 없어서 2008년도부터 지자체의 지역아동센터 급식비 지원이 불투명하다고 실무자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그 동안 저녁밥과 심리정서적인 지지와 학습부진, 왕따를 극복하는 놀이와 학습활동 문화 활동, 야간 복지 혹은 야간 보호 활동을 제공했는데 급식비 지원이 없으면 이 모든 활동을 중지 할 수밖에 없어서 아동들은 더욱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린다는 것이다.

급식비 지원이 중앙정부에서 지자체로 이양된 후 재정상태가 열악한 지자체에서는 심각한 재정문제에 봉착하였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의 급식지원을 하지 않고 민간단체들에게 그 모든 문제를 떠넘기거나 실무자들도 저임금 상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지역아동센터에 그 모든 책임을 넘기고 외면하려고하는 무사안일주의 지자체 행정도 문제가 있다.

다른 어떠한 사업보다 빈곤아동을 위한 지원 사업을 우선적으로 해야 하고 결식아동을 위한 급식비 지원은 지자체 다른 사업보다 먼저 지원금을 집행해야 한다. 아이들 밥을 먹이지 않고 다른 일 먼저 처리하는 지자체와 이를 방기하는 정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유지할만한 무슨 존재 가치가 있다는 것인가?

서울시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관악구청과 금천구청이 사면이 투명한 유리로 구청 건물을 지었거나 짓고 있다. 또 대부분의 지자체 건물들도 그 화려함과 웅장한 위용은 대단하다.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하며 주먹이 불끈 쥐어지는 상황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기름 유출로 온 국민의 가슴을 태우고 벌써 여러 명이 생활고를 비관하여 자살을 하기도 한 태안지역의 지역아동센터도 급식비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태안지역 지역아동센터는 급식비를 지원받지 못해 운영비를 쪼개어 3~4일 어렵게 급식지원을 하고 있으며, 기름 파동으로 살길이 어려운 아이들도 도시락을 싸와서 먹는 형편인데, 그나마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아이들은 지역아동센터 실무자가 라면이나 고구마 등으로 아이들의 허기진 배를 조금이나마 달래주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치솟는 기름값은 지역아동센터가 바깥의 추위를 녹일 만큼 따뜻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기름난로에 석유 한통을 넣으면 하루 동안 사용가능한데, 매일 사용되는 20,000원 가량의 기름 한통은 지역아동센터 운영에 허리를 휘게 하고 줄어가는 기름을 보면서 실무자의 한숨도 더 깊어가고 있었다. 자연히 하루 바지락과 굴을 캐는 할머니랑 살아가야할 아이들은 주눅 들고 배는 고프고 그 마음은 더욱 오그라드는 것이다.

군산지역은 방학 중에만 식품 권으로 급식비를 대신하고, 학기 중에도 급식비가 지원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대전 서구는 주5일, 하루 1끼 급식비가 지원이 되고 있으나 방학 중에 아이들이 학교에서 점심을 제공받지 못하기 때문에 방학 중에 두 끼가 지원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1년 전 친구 따라 지역아동센터에 놀러온 초등학생 아이가 지역아동센터에 있는 라면을 보고 훔치다 달아나다 선생님에게 붙들려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1년이 지난 뒤 그 아이의 집을 방문해보니 지금도 여전히 25만원 월세 보증금 없이 ‘깔세’로 내는 단칸방 원룸에는 부엌에 불기운조차 없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아빠는 일찍 직장 다니러가고 엄마는 없는 상태의 아이 두  남매가 살고 있는 그 집을 둘러본 부스러기 사랑나눔회 사회복지사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광주에도 태안에도 지자체 예산이 부족하여 급식비 지원을 하지 않는 곳이 있다면 먼저 급식비 지원을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예산이 부족하면 지역 사회 안에 있는 사회자본을 동원해서라도 아이들의 급식이 지역아동센터에서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예산이 없다고 아이들을 굶기고 배가 고파 라면을 훔치게 만드는 나라의 복지행정개혁이 시급하다.

강명순 박사( 부스러기사랑나눔회 대표)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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