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대구교육청은 교장·교감·교육전문직 등에 대한 9월 1일자 인사를 발표했다. 대구교육청은 이번 인사가 '행복역량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우수 관리자를 배치'하는데 초점을 두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인사를 보면 2014년 우동기 교육감의 선거운동 전력으로 징계받은 전력이 있는 이모 과장을 교육국장으로 임명하고, 2014년 여교사 성추행으로 징계받은 전력이 있는 교장을 삼 년 만에 다시 관내 초등학교 교장으로 발령하였으며, 아직 사안이 진행 중인 아동 성학대 동영상 피해학생의 학교장을 승진 발령시켰다는 점에서 대구교육청의 이번 인사가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인사가 대구교육청이 말하는 ‘행복역량교육 실현’과 무슨 관계가 있으며, 학교장의 어떠한 역량을 평가했다는 말인지 교육청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전교조 대구지부와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이번 교육국장으로 인사발령이 예정된 이모 중등과장에 대해 이미 지난 2월 9일 ‘전형적인 역주행 보은인사’라고  공동 성명서를 낸 바가 있다. 2015년에는 불법 선거개입으로 벌금형을 받은 이 인사를 정직 처분 중에 연수를 보내 징계를 무력화시키더니 2016년에는 교육청 내 핵심 보직 과장으로 임명하고 이제는 고위직인 교육국장으로 다시 발령낸 것이다. 이는 우동기 교육감이 공직선거법을 무시하고, 교육청 공무원들을 교육감 선거에 대비한 수족으로 이용하겠다는 의사 표현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이러한 인사 기용은 우동기 교육감이 시민사회의 비판을 무시하는 처사이며 공직 선거법을 위반한 공무원을 우대함으로써 법에 따라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할 공무원을 사사로이 이용하겠다는 오만함과 독단, 비민주적 의식을 보여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번 수성구 모 초등학교 교장으로 승진 발령한 윤모 교장은 2014년경 수성구의 한 초등학교 초빙교장으로 근무하면서 여러 명의 여교사들에 대한 성추행과 폭언, 욕설 등으로 문제가 되었고 지역사회의 분노를 자아낸 인사이다. 당시 시교육청은 여러 가지 사실 관계에도 불구하고 성추행 혐의에 대해 면죄부를 주었으며 부당한 업무지시와 폭언, 욕설에 대해서만 가벼운 징계를 내린 바 있다. 다수의 피해 교사들이 시교육청에 가해 교장과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것은 피해달라고 요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구시교육청은 이 인사를 다시 관내 초등학교에 교장으로 발령을 냄으로써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유발하고 현장 교사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지금도 당시 피해자를 비롯한 현장 교사들이 크게 불안해 하고 있으며,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당시 가해 교장의 진심 어린 사과가 없는 상태에서 다시 해당 지역의 교장으로 발령낸다는 것은 교육공무원의 성추행 문제에 대한 대구교육청의 성폭력 문제에 대한 안일한 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며 성폭력 공무원의 무관용 원칙을 저버리는 일이다.

또한 대구교육청은 달서구의 장애어린이집 봉사활동 중 아동 성학대 피해를 입은 18명의 학생에 대한 사안 처리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지닌 해당 학교장을 다른 지역의 교육장으로 승진 발령하였다. 특히 이 사안이 수사 중인 사안임을 물론 해당 피해 학생의 학부모들이 교내에서 2차 3차 피해를 호소하며 미온적인 학교당국의 대처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장을 타 지역으로 승진 발령냈다는 것은 대구교육청의 안일한 의식과 무능한 대처 능력을 보여준 것이며, 무엇보다 이번 사안을 해결한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 것이다.

전교조 대구지부와 우리복지시민연합은 대구교육청의 이번 9월 1일자 인사 발령이 총체적 난국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내년 교육감 선거를 대비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공직선거법 위반 인사의 교육국장 발령, 2차 피해와 피해 교사들이 가해 교장을 다시 만날 수 있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성추행 교장의 동일 지역 발령, 아동 성학대 피해 학생에 대한 직간접적 책임이 있는 교장에 대한 타 지역 교육장 승진발령은 인사에서 가장 고려되어야 할 교육적 목적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며, 학교의 교육적 역량강화나 공정성을 고려하지 않은 인사 배치이다. 그들이 이번 인사에서 원칙에 두었다고 ‘행복역량’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행복역량’인가? 전교조 대구지부와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이번 문제 인사 발령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며, 지역시민사회와 함께 앞서 말한 인사에 대한 발령 철회를 대구교육청에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전교조  대구지부, 우리복지시민연합

이인수  bj847@bokjinews.com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