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손 아동들을 위한 후원금을 모은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가짜로 단체를 만들어 결손 아동들을 위한 후원금을 모아 이를 가로챈 혐의로 윤 모(54) 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1일 밝혔다.

윤 씨 등은 2014년 2월 서울의 한 사무실에 사단법인과 주식회사를 동시에 차렸다. 윤 씨 등은 이후 사무실에 콜센터를 마련해놓고 불법으로 사들인 개인정보를 통해 결손 아동들을 위한 후원금을 모은다며 무작위로 전화를 걸었다.

이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올해 5월까지 3년여 동안 모두 4만9000여명으로부터 128억여원을 거둬들였다. 전화를 받은 사람들은 적게는 5000원에서 많게는 최대 1600만원까지를 기부금으로 냈다.

또 이들은 3000만~5000만원가량을 받은 후 경기와 인천 등에 20여개의 지점을 내줬고, 각 지점에서 가로챈 기부금도 6 : 4의 비율로 나눠가졌다.

이들은 후원자에게 받은 서명으로 주식회사 명의의 구매 동의서를 작성, 후원자 몰래 교육콘텐츠를 판매한 것으로 위장하기도 했다.

또 역으로 주식회사 이름으로 후원금을 모집한 사실이 들통 날 것을 우려, 사단법인 명의로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주기도 했다.

이들은 이렇게 가로챈 돈으로 고급 승용차를 사거나 요트에서 파티를 여는 등 사치 행각을 벌였다.

또 경찰 조사에서 "전화만으로 후원금을 주는 사람이 어딨느냐"며 사기 행각을 후원자들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관할 관청에서는 별다른 확인절차 없이 기부금을 모집할 수 있는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내줬고, 사후에도 제대로 관리 감독을 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함께 적발된 지점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김명화  mh6600@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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