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동부에 위치한 농촌 마을 부시아. 벼가 익어가는 논, 우뚝 솟은 진흙더미 위에 한 소년이 꼼짝 않고 서있다. 절반 이상 낡아 헤진 티셔츠를 입고 새가 날아올라치면 큰 소리를 내며 나뭇가지를 휘두르고 새를 쫓는다. 사람들은 그 아이를 '허수아비 소년' 아이반이라고 부른다. 무표정한 얼굴과 경계로 가득한 눈을 가진 아이반은 몸이 아픈 할머니와 4명의 동생들을 돌보기 위해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꼬박 12시간 허수아비처럼 서서 새를 쫓는다. 이렇게 한 달을 일하면 5달러를 벌 수 있다고 한다.

벼가 익어가는 논에 낡은 티셔츠 차림으로 서있는 소년은 마치 허수아비를 연상시켰다.

 
어린이재단(회장 김석산)은 지난 2월 19일부터 9박 10일간의 일정으로 나눔대사 고두심씨와 함께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와 우간다 아동 지원을 위한 실태 파악에 나섰다.

이번 일정은 지난해부터 시작한 에티오피아 아동 지원 현장과 새롭게 지원을 시작할 우간다 지역의 아동들 실태와 자원봉사를 위한 것.

재단에 따르면 전쟁과 가뭄 등으로 해마다 5천여 명이 목숨을 잃고 있는 검은 땅 에티오피아와 우간다의 현실은 비참했다고 한다.

특히 에티오피아에서도 최대 빈민촌 마르카토는 쓰레기 악취로 아이들이 길을 가다가도 가끔 실신까지 하는 실정.

어린이 재단 나눔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고두심씨는 우간다 마을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쳤다.

 
재단 관계자는 에티오피아에서 만난 '구두닦이 소녀' 베이아옌시 아비예에 대해 "12살인 아비예는 에이즈 환자인 어머니 약값을 구하기 위해 학교를 파하면 바로 구두 통을 들고 나가서 손님이 없을 때까지 구두를 닦는다"면서 "이렇게 해서 버는 돈은 한 달에 우리 돈 3천원에서 만 원 사이"라며 고된 노동에 지쳐있는 아이들의 비참한 현실을 토로했다.

이번 일정에 함께 한 나눔대사 고두심 씨는 "일회성 도움이 아니라 아이들의 주거 환경과 생활환경이 나아지도록 체계적으로 돕는 일이 절실해 보인다"며 "고달픈 삶을 이어가는 수많은 아동들을 보며 방문기간 동안 수 차례 눈물을 흘렸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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