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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오자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실천하는 대통령이 되길...
최문정 기자 | 승인 2008.03.03 10:31

  

발행인 김 종 래
                              

“선진화의 길, 다함께 열어갑시다.”
이명박 제 17대 대통령의 취임사 제목이다. 35분간 이어진 취임연설 내내 이명박 대통령은 어느 때보다도 온화하고 잔잔한 미소를 잃지 않으며 자신이 앞장서 열어갈 ‘선진화’ 원년의 포부와 굳은 의지를 피력했다.

온 국민에게 실망과 좌절, 고통을 안겨준 시절도 있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한강의 기적, 성공신화를 엮어 낸 위대한 국민의 저력이 발휘된 건국 60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앞으로 5년, 선진국 도약의 꿈을 기필코 성취해 내겠다는 자신감, 책임감과 역사의식, 의지를 유감없이 펼쳐 보였다. 북한에 대해 기대 이상의 포용적 자세를 보인점, 국력 신장에 걸맞게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현안 해결에 능동적으로 기여하는 선진 대한민국의 내일을 열어 가겠다고 약속한 점도 자랑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새 정부는 ‘이명박 정부’라고 불릴 것이라고 한다.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라는 지난 정부의 호칭법을 이어받지 않고, 대통령은 당당하게 자신의 이름을 새 정부 이름으로 삼았다. 바람직한 진전이다.

이 대통령 취임연설의 주제는 단연 ‘선진화’다. 선진국은 한마디로 모든 면에서 여유가 있는 나라다. 경제적 여유, 심리적·문화적·심미적 여유와 아름다움이 있는 나라다. 자율과 책임을 핵심 정신으로 삼는 법제도 이런 여유와 아름다움을 구현해 가는 나라다. 오늘날 선진국이 된 것은 경제성장이 빨라서 만이 아니다. 물질적 성과에 매달리기보다는 정신적 풍요와 여유를 더 중시하는 사고, 국민의 신뢰가 뒷받침된 굳건한 제도적 기반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영역에서 고르게 발전하도록 만드는 토대가 되고 있다.

오늘의 각박한 대내외 사정이 이런 여유를 허락하지 않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럴수록 새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취임사에서 국민 모두가 애써 이런 여유로운 마음을 갖도록 설득하고 영감을 주는 내용이 포함됐다면 더 뜨거운 박수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선진화 원년을 선포한 대통령과 정부가 앞장서 일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모든 국민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도록 만들고, 노력하는 만큼 정의로운 보상이 이뤄지며, 그래서 온 국민이 신뢰하고 새 출발을 다짐할 수 있게 할 선진 법제도 구축에 강조점을 두지 못한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최고경영자, 지방자치단체장의 경륜을 가진 최초의 대통령으로서 정부와 민간, 중앙과 지방의 역할분담 체계를 선진화할 소명을 밝히는 것이 새 정부의 과제임도 강조할 부분이었다. 선진화 원년을 선포한 대통령의 최대 적은 소모적인 정치투쟁이다. 이런 면에서 투쟁의 시대를 넘어 동반의 시대를 열고, 그래서 국민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정치를 펼쳐 나갈 대통령 회심의 복안이 일단이나마 공개됐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취임일이라 언급하기 꺼렸을까. 경선 과정 이래 특검에 이르기까지 겪어야만 했던 고통을 어떻게 순화시켜 멋진 화합과 통합의 정치를 펼칠 요량인지를 보였줬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이제 새 정부 이명박호는 거친 항로에 나섰다. 인수위 활동기간에 가벼운 상처를 입기도 했고, 4월 총선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국민은 경제를 살리는 실천대통령을 선택했다. 그렇지만 이 선택이 다른 가치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게 결코 아님을 새삼 깨닫게 하는 시간이 앞에 놓여 있다.
 
또한 이 대통령이 제시한 ‘선제적 복지’는 이 대통령 특유의 뒤쫓지 않고 앞장서 가는 정책철학을 반영한 말이다. 이 대통령은 “도움이 절실한 사람은 국가가 보살펴야 한다.(정부가 선심 쓰듯 저소득층을 돕는) 시혜적 사후적 복지는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능동적 예방적 복지로 전환함으로써 낙오자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여성은 시민사회와 국가발전의 당당한 주역”이라며 여성의 공직 진출 기회 확대, 국가가 육아부담을 줄여 주는 맞춤형 보육시스템 구축을 약속했다.
 
국가정책의 결정 권한이 의회와 시민사회 쪽으로 크게 이동 중인 우리나라에서 행정부가 민주적이고 효율적인 정책 결정과 조정을 이뤄 내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될 것이다. 학습속도가 무척이나 빠른 것으로 소문난 이 대통령은 이런 난제들을 긴 호흡으로 잘 풀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마찬가지로 국민도 긴 호흡으로, 참을성 있게 새 대통령과 새 정부를 맞이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최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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