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1일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의 대표발의로 국회에 제출된 사회복지시설을 구금시설로 분류하는 '인신보호법(안)'과 관련, 한국사회복지협의회를 비롯한 10개의 직능단체들이 반대성명을 발표하는 등 본격적인 저지태세에 돌입했다.

직능단체들은 3월31일 성명을 통해 "지난 1월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된 '인신보호법(안)'을 접한 3천여명의 사회복지시설운영자와 4만5천여명의 사회복지시설종사자들은 분노와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직능단체들은 "어렵던 시절 사재를 투입해 이 나라 사회복지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우리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온 시설운영자와 종사자들에게 격려는 못할망정  '인신보호'라는 미명하에 복지시설을 '구금시설'과 '구금자'로 구분하는 국회의원이 진정으로 국민의 대표인지 의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계류중인 법안에 명시된 복지시설에 대한 편협되고 왜곡된 시선에 강력히 항의할 것"을 천명했다.

이들은 "사회복지시설을 '구금시설'로 규정해 형사소송법상의 범죄자와 범죄혐의자를 강제 수용하는 교도소, 유치장 또는 구치소와 동일선상에 놓고 법제화하려는 발상이 타당하느냐"며 "이는 법률적으로 사회복지시설장 또는 운영자를 '구금자'로, 사회복지시설은 '구금시설'로 전락시키려는 발상"이라고 법안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직능단체는 또한 "사회복지시설장과 운영자들을 '인신구금 혐의자'로 규정하는 근거가 타당하지 않고, 사회복지시설 생활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관련 법령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인신보호법안의 입법과정에서 당사자인 사회복지시설장 등 사회복지전문가들은 철저히 배제하고 일부 법률전문가만을 대상으로 한 형식적인 의견수렴만 있었다"며 법안 성안 과정의 절차상의 문제점도 꼬집었다.

이에 따라 직능단체들은 법안 대표발의자인 나경원 의원과 발의에 참가한 국회의원 49명, 각 정당에 △조속한 시일 내에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과 사회복지계 대표가 함께하는 공개토론회를 개최 할 것 △법안 작성에 사용된 자료 중 개별법령에 의해 합법적으로 제도권 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복지시설 중 시설자체에서 강제 구금한 사례와 피해자를 사전 조사한 통계를 제시 할 것 △이 법률안의 합헌여부와 각 개별법령 등을 재검토해 제도권내의 사회복지시설은 법률안에서 제외되도록 수정 발의할 것을 요구했다.

직능단체장들은 이 같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모든 사회복지계와 연대해 대규모 집단행동도 불사하는 등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을 선언했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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