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장기요양보험제도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설명회와 토론회 등이 잇달아 개최되고 있다.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병원노동자희망터,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등이 지난 12일 장기요양제도 공공성 확보를 위한 연속 국제 워크숍을 개최했다.

지난 2월 22일 독일에 이어 3월 12일 일본의 개호보험에 대한 설명과 한국이 준비하고 있는 보험제도의 문제점 등을 듣는 시간으로 마련된 이날 워크숍은 전국의 많은 사회복지전문인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장기요양보험 시행을 앞두고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지만, 이날 워크숍은 서비스를 제공할 노동자의 임금과 서비스 질, 요양기관 민간유치에 대한 우려 등이 주가 됐다.

일본의 케아링 데이서비스 센터 오카베 상무이사는 “홈헬퍼(일본의 요양보호사)의 저임금과 열악한 상황은 아주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이들의 높은 이직률에 요양기관은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말했다.


개호보험을 시행한지 8년이 지난 일본은 아직도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있으며 요양기관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턱없이 열악한 임금수준과 노동조건으로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즉, 서비스를 제공할 인력이 없는 것.

이는 지난 고이즈미 수상 때 실업률을 해결하려고 저임금노동자를 대량 생산했던 정책과 맞물려 현재상황을 빚어낸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과 다를 바 없다. 한국 역시 2007년 사회적 일자리를 실업난 구제의 한 방편으로 창출했지만, 비정규직과 저임금 노동자의 대량생산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오카베 상무이사는 “일본의 개호노동자는 신자유주의의 희생자”라고 비판하면서 “일본보다 사회보장기반이 약한 한국이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여 공적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제언했다.

한국 가천의과대학 예방의학과 임 준 교수는 장기요양서비스의 민간위탁이야말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보험제도의 인프라 대부분 공공기관은 전무한 상태.
임 교수는 “장기요양서비스를 민간기관이 운영하다 보면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어떤 서비스가 제공될 지 뻔한 일”이라고 비판하면서 “일정수준 이상의 공공기관이 확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간기관에 대한 규제 장치 및 장기요양기관의 서비스 평가 제도를 신설하고, 모든 서비스의 급여 화를 명확히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공적서비스의 민간화를 통해 서비스의 질을 높일 것이라 하지만, 지난 8년간 서비스를 해왔던 일본을 보면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작년 6월 일본 개호보험 관련 기업의 부정신고사건이 일본 사회복지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일본의 주식회사 콤슨은 고용하지 않은 요양보호사 등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부정 신고해 사업소 지정을 받아 이익을 챙긴 혐의가 적발됐다.

이와 관련 오카베 상무이사는 “공적서비스의 민간화로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지 않았다”며 “사회복지의 시장화로 인한 민간사업들의 참여에 있어 공공기관이 이들의 서비스를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필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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