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 식대, 다 비급여에요. 곧 시행되는 장기요양보험제도는 돈 있는 사람에겐 좋을지도 모르지만 저소득 계층에게는 부담이 더 커질 겁니다.”
12일 열린 일본개호보험 국제워크샵에 참여했던 대구 우리복지시민연합 상임활동가의 말이다.

지난 참여정부가 약 4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박력 있게 추진한 장기요양보험제도. 빠르게 추진한 만큼 부족한 인프라, 요양보호사의 서비스 질, 임금 등으로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재가시설은 보험제도의 도입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하고 있다. 고령층이 대다수인 농촌지역이나 섬 지역의 경우, 정작 노인들이 갈 입소시설이 부족하고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부족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정부는 최근 요양기관 설립에 힘쓰고 있으나 이 기관은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수요가 있는 수도권 지역에만 집중돼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재가시설의 경우 보험제가 시행되면 그간 국가에서 나오던 보조금이 끊겨 경영이 어렵다. 따라서 재가시설도 운영을 위해 등급을 받은 노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해야 할 상황이다. 그렇다면 등급도 받지 못하고 돈이 없는 노인은 어디로 갈 수 있을까?
또 실제로 등급을 받는다고 해도 병원 서비스가 10일을 넘게 되면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다.
사회복지전문가들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장기요양보험제도가 겉으로는 화려해보이나 뜯어볼수록 문제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12일 공공서비스노동조합에서 주최한 국제워크샵에서 일본의 한 개호서비스 전문가는 한국의 제도는 일본의 요양제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일본이 지난 8년간 겪었던 시행착오를 토대로 정책을 바로 세워 한국은 필히 같은 일을 번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게 고령층이 늘고 있는 우리나라는 노령 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함이 분명하다. 그러나 충분한 사전준비와 각 계층과의 열린 토론 없이 마련한 법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예산은 낭비되고 그에 따른 문제점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급하게 먹은 밥은 체하기 마련이다. 급할 건 없다. 합리적 복지를 위해 조금 더 준비하고 여러 단체에서 말하는 것에 귀를 기울여 의견을 듣고 제도를 수정해야 할 것이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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