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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정부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의 기본권을 보장하라택배노동자가 왜 ‘사장님’인가? 노동자를 노동자라 부르지 못하고...
조시훈 기자 | 승인 2017.10.26 14:06

지난 23일, 전국택배연대노조와 전국대리운전노조의 대표자들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노동조합 설립 보장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기사들의 ‘노동자성’에 대한 조사, 보고와 검증이 사실상 완료된 만큼 늦어도 9월 안에 노조설립 확인 필증을 교부할 것으로 보였던 고용노동부가 5차까지 보완을 거쳐 서류를 제출받고서도 아직 검토 중이라며 시간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발급 지연이 아니라 “면밀히 검토하고 실태를 조사해 봐야한다”며 논의를 사실상 원점으로 돌리려는 움직임을 보여 노동자들은 분노하고 있다.

국회의 국정감사에서 김영주 노동부 장관도 전국택배연대노조의 설립신고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답했음에도 노동부가 결단을 미루는 것은 업계의 눈치를 보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택배업계는 택배노조설립에 난색을 표하며 기사들이 파업이라도 하면 국민생활과 경제활동에 엄청난 불편과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시민들이 불편하다고 노동자가 노동자가 아닌 것은 아니다. 단체행동권을 포함한 노동3권은 헌법이 모든 노동자에게 보장하는 기본권이고, 당연히 택배노동자들에게도 인정되어야 한다. 국민 불편이 걱정이라면 파업이라는 상황으로 치닫지 않도록 택배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부터 개선하면 된다.

택배노동자들만이 아니다. 대리운전기사, 퀵서비스기사, 보험설계사, 방송작가, 학습지교사, 골프장 경기보조원(캐디), 위탁판매원(야쿠르트 아줌마) 등은 ‘특수고용노동자’로서 현행법상 ‘자영업자’로 분류돼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일반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사업주에게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수입을 얻지만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노조 설립에 제한을 받는 등 노동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자본에 의해 ‘사장님’ 신분을 강요당하는 노동자이다.

국제노동기구(ILO)도 결사의 자유 관련 협약에 따라 ‘특수고용노동자의 단결권 등 노동기본권 보호’를 지속적으로 한국정부에 권고했다. 유엔 사회권위원회도 지난 6일 제4차 정부보고서 최종견해에서 ‘모든 사람의 자유로운 노동조합 결성·가입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법률 개정’과 ‘하청, 파견,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노무제공자들에 대한 노동관계법 적용’을 한국 정부에 권고했다. 국가인권위도 지난 18일 ‘특수고용노동자 노동3권 보장을 위해 법률 제·개정’을 고용노동부에 권고했고 노동부도 수용 입장을 밝혔었다.

특수고용노동자들이 다양한 형태로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불합리한 처우가 개선되기는커녕 피해사례만 속출하고 있다. 휴일과 주말도 없이 밤낮으로 일하던 택배기사가 연이어 과로로 숨지는가 하면, 4대 보험도 기본급도 교통비나 식대도 없이 일하던 ‘야쿠르트 아줌마’는 한국야쿠르트의 노동자가 아니라는 판결과 함께 퇴직금도 없이 내몰리고 있다. 고용보험은 고사하고 임금체불을 당해도 신고도 못하는 처지가 특수고용노동자들의 현실이다.

문재인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차별 없는 좋은 일터 만들기'를 과제로 삼았다. 이것도 '나중에' 할 생각인가? 고용노동부는 당장 택배노조와 대리운전노조의 설립 필증을 교부하고, 정부와 국회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마련과 제도개선에 나서라. 당신들도 국민에게 고용된 노동자들이다.
 

 

 
 2017년 10월 26일
녹색당

조시훈 기자  bokji@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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