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담당은 언제나 바쁘다.

국민들의 서비스에 대한 요구사항이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각기 다른 기관의 복지 업무를 일선에서는 동사무소 사회복지전담공무원 혼자 추진하고 있어서도 더욱 그렇다. 이러한 모양을 '가내 수공업'이라고 표현하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이다.

어떠한 좋은 시책 앞에서도 우리는 양가감정이 든다. 좋은 제도도 실적이 저조하면 왜 실적이 없냐 하면서 점검이니 일일보고로 바쁘고, 실적이 좋다 해도 그 일은 결국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일이기 때문이다.

전기 및 수도 등 공공요금 체납자의 고지서에 '생활이 어려운 경우 동사무소를 방문하라'는 내용을 삽입했다. 그 문구를 보고 방문하여 문의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지만 10명에 9명은 근로능력이 있는 가구원이 너무 많다. 이러한 전화 상담 및 문의도 하루일과중 큰 부분을 차지한다.

아파트도 아니면서 4층까지 있는 저소득보육료의 문의는 폭주하다 못해 담당자의 두 손을 절레절레 젓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아이가 해당이 되느냐, 얼마까지 받을 수 있느냐, 왜 나이마다 기준이 틀리느냐 등등의 문의도 빗발친다.

결혼도 하지 않고 자식도 없다는 할머니의 수급신청으로 호적등본도 모자라 제적등본을 여러 차례 떼고 있으면, 직원들은 '오늘은 형사로 추적중이냐'며 까르르댄다.

같은 사무실 직원조차 어려운 사람 도와주는데 호적등본이 왜 필요하냐고 반문하는데 수급신청자들은 오죽 더하랴. 시골에 혼자 사시는 연로한 부모에게 왜 이런 것을 받아 가지고 오게 하냐며 큰소리다. 욕을 해대는 바람에 분하지만, 참는데 이골이 나서 오늘도 참는다.

노인부부가 살고 있는 가구는 아들, 딸 모두 출가하고 한 푼의 생활비도 주지 않으니 제발 '타 먹는 것'좀 해 달라고 아우성이다.
쌀집도 아닌데 자꾸 공짜 쌀 달라고 전화 해댄다.
한마디로 손이 열개라도 모자란다.

올해 사회복지전담공무원 1,800명을 충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국 234개 시군구로 따지자면 평균 8명씩이라고 하니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그러나 2005년부터는 참여정부가 추진 중인 지방분권화의 일환으로 국비로 지급되던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인건비도 지방이양사업이 되어 넘어갔다.

따라서 이제는 지방자치단체의 실정 등에 따라 인건비가 결정된다니 1,800명 선발도 잘 이루어질지 노파심마저 생긴다.

최근 한 지역의 사회복지직 공무원 선발 공고에 사회복지사 자격증 소지자에 한해 응시가 가능토록 한 이전과는 다르게 그러한 제한이 없는 채로 공고가 났었으나, 담당자의 실수로 정정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가슴을 쓸어내릴 일이다.

그러나 실제로 정부에서는 올해 사회복지업무에 대한 직무분석을 실시한 결과를 토대로 지방자치단체의 실정에 따라 일반직공무원 또는 사회복지직 공무원으로 충원토록 한다는 인력계획을 내세웠다.

앞으로는 사회복지 담당을 할 공무원을 선발할 때 사회복지 자격 소지 유무를 떠나 일반직 공무원을 선발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에 사회복지전담공무원들의 모임이랄 수 있는 전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 및 사회복지관련 단체에서 일반직 선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시정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청와대에 질의를 했으나, 노력한다는 대답과 결정되어진 계획은 되돌릴 수 없다는 회의적인 대답뿐이었다.

누구를 위한 지방이양인지, 누구를 위한 일반직공무원 선발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복지 서비스 실행의 손과 발 역할을 하는 사람은 우리 사회복지직공무원이고 주체라는 것이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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