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직장 상사나 동료에게 성폭행, 성추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며 고용부에 신고한 여성 근로자는 556명으로 나타났다.

한샘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직장내 성폭력 문제가 표면화하면서 남성 위주의 직장문화와 성의식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직장동료로부터 성폭행, 성추행 등의 피해를 입고 이를 고용부(고용노동청)에 신고한 여성 근로자는 한해 5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신고건수는 매년 증가추세다.

연도별 직장 내 성희롱 신고는 2012년 263건에서 2013년 370건, 2014년 519건, 2015년 522건, 2016년 556건이다. 4년 새 2배 이상 늘었다.

성희롱은 성폭행과 성추행 등 물리적 압력뿐 아니라 말을 통해 불쾌감과 모욕감을 주는 행위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그러나 이같은 조사 결과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9월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6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장 내 폭력’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희롱 또는 성추행을 당했다는 응답은 624명 중 14.5%에 달했다.

‘폭력을 당한 후 어떻게 대응했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0.5%가 ‘이직 및 퇴사를 고민한다’라고 답했고 ‘그냥 무조건 참는다’는 21.6%나 됐다.

전문가들은 직장 내 성범죄가 줄지 않고 있는 것은 남성 우월주의와 갑질 문화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한다. 

비근한 예로, 최근 한샘 여직원 성폭행 사건아나 현대카드 성폭행 사건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전형적인 직장 내 갑질 성범죄 사례로 들었다.

여성근로자들은 비정규직과 계약직 등에 많이 종사하고 남성들은 상대적으로 그 보다 높은 직급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남자 직원들은 여직원을 대할 때 성적 수치심을 유발시킬 수 있는 잘못된 행동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직장 내 성범죄 예방을 위해 기업 뿐 아니라 정부가 함께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한다고 조언한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직장 내 성범죄는 그릇된 직장문화와 갑질문화가 우리 생활 곳곳에 퍼져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업문화의 개선과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징계를 비롯한 피해자 법률 및 행정 지원 노력 등의 대책강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명화 기자  mh6600@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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