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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신고 시설의 애로사항 들어보니
정외택 기자 | 승인 2005.04.01 13:06
최근 나온 미신고 사회복지시설의 실태조사결과는 우편을 통한 시설장 대상 조사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시사하는 바가 많다.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재정적 또는 행정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미신고 복지시설은 1천곳이 넘을 정도로 우리나라 사회복지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그렇지만 미신고 시설은 그동안 재정의 열악, 인력의 부족, 시설의 낙후 등에 따른 여러 문제제기를 받아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생활인을 위한 프로그램 질도 형편없어 단순히 '수용'에 그치는 시설도 많았다.

여기에다 생활인에 대한 인권침해 논란도 끊이지 않아 미신고 시설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미신고 시설이 오는 7월말까지 신고시설로 전환하지 않으면 폐쇄시킨다는 방침을 정해놓고 있다. 제도권에 편입시켜 지원할 것은 지원하고, 관리감독만큼은 철저히 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미신고 시설의 70%가량은 정부지원 없이는 신고시설로의 전환이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시설폐쇄만 윽박지를 것이 아니라 적절한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평균 부채가 4천600만원에 달하고 있는 미신고시설들이 무슨 돈이 있어 시설을 개선할 수 있겠는가. 다수의 시설은 수입보다 지출이 많다고 하니 재정적인 어려움이 나아질리 없다.

더욱이 미신고 시설들은 설비기준 충족을 위해서는 무려 2억6천만원의 돈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이번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실태조사에는 전체 미신고 시설의 절반만 응했다. 조사에 응하지 않은 미신고 시설의 실태는 더 열악할 수 있다는 추정도 가능한 상황이다.

미인가 시설의 십중팔구는 지난 90년대와 2000년대에 생겨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경제불황에 따른 가족해체 등 급격한 사회적 변화가 가져온 현상이다.

미인가 시설이 생활인에 대한 인권유린 등의 부정적 요소도 없지 않았지만 제도권 시설이 미처 보호할 수 없었던 노인이나 장애인 등을 보호하며 일정역할을 감당한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미신고 시설을 신고시설로 전환하는 것도 좋지만, 이들의 애로사항을 적극 헤아려 어려움을 해소하는 일이 우선임을 알아야 한다. 

정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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