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여성장애인의 정치세력화 토론회장에서 참여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25일 (사)한국여성장애인연합은 여성장애인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기 위한 ‘여성장애인의 정치세력화 과제와 전망’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는 이번 18대 총선에서 각 당의 비례대표 주자로 장애인여성 인권운동가가 대거 참여한 시점에 맞춰 향후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번 총선에는 민노당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된 곽정숙 전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상임대표, 진보신당 비례대표 1번 박김영희 전 장애여성공감대표,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2번 박은수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장이 확정됐다.

제 18대 총선 민노당 비례대표 1번으로 확정된 곽정숙 전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상임대표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곽정숙 민노당 비례대표 1번은 “정치권 진입을 앞두고 두려운 마음도 있으나 지난 17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장향숙, 정화원 의원들을 선례로 여성장애인 입장에서 말하고 움직이는 것이 곧 모두를 대변할 것”이라며 “여성장애인으로서 장애인 권익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고 내세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 토론회는 박옥순 장애인차별금지법추진연대 사무국장의 사회로  김경미(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장애여성 운동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발제와 장애여성 네트워크 김효진 대표, 장애여성 공감 성폭력 상담소 배복주 소장, 한국여성단체연합 김은경 정책연구원,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장명숙 상임대표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발제자 김 교수는 “장애여성운동의 현재에 대해 여성운동에서 장애여성이 배제되고 장애인권운동에서 여성장애인의 문제역시 주변부에 머문다”고 지적하며 “그들의 인권은 소수에서 소수인권으로 전락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장애여성의 목소리를 내고 소수의 권익을 알리기 위한 해결방안으로 ▶장애여성 개인과 자조단체의 활성화 ▶ 장애여성집단의 전국적이고 지역적인 네트워크 활성화로 기반마련 ▶ 전체 여성집단과의 교류를 통해 함께 고민하고 행동해야 할 것 등을 제언했다.

이어 김 교수는 “성공적인 정책 참여가 이뤄지려면 적시에 행동할 수 있는 자율성 있는 리더의 양성과, 장애여성 개인의 적극적 참여가 있어야 하며, 세계적인 네트워크 결성을 통해 경험을 공유하고 지지를 제공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제자와 토론자 사회자 모습

토론자로 나선 장애여성공감 성폭력 상담소 배복주 소장은 “장애여성의 정치참여에 대해 장애를 가진 여성이 직접 참여를 해야 하는가, 장애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의 참여가 더 나은가는 함께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전했다.

배 소장은 “이번 18대 총선은 각 단체별로 대응해 후보에 대한 장애단체들의 충분한 사전 검토와 검증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경력과 가치관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보고 운동 사회내부에서도 검증 기준을 만들어야 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또 ‘후보자 개인의 치열한 노력’을 촉구했다. 총선에 참여하는 본인이 국회를 통해 실현하고 싶은 정책이 무엇인지에 대한 뚜렷한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출마할 것을 당부하면서 이미지 상징으로만 머무는데 그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여성장애인 및 여성 국회의원이 늘어나는 것이 질적 수준의 바로미터는 아니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국여성단체연합 김은경 정책부장은 “여성 장애인 및 여성 국회의원의 참여가 양적으로는 확대됐으나 질적으로도 됐는지 의문”이라면서 “가부장적 정치구조와 권력 나눠 먹기식의 패거리 정치판도에서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로 여성문제가 해소되기에는 아직도 많은 제약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김 정책부장은 “그럼에도 여성장애인의 정치세력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여성장애인의 문제를 주변부로 치부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정책결정에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적극적 정치참여가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토론자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장명숙 상임대표는 현장에서 일을 할 때 법률안에 장애인 조항이 있고 없고는 천지차이라며 법 제정에 목소리를 키워야 하는 필요성을 역설했다. 장 대표는 “이것이 여성장애인의 정치세력화가 필요한 이유”이며 “장애인이 이제 더 이상 시혜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서 똑같은 이성을 가진 사회의 구성원임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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