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과연 첨단의 재활시스템과 보조공학기기를 접하지 않았다면, 난 어떤 모습일까요? 강단에 설 수 있는 기회조차도 생각하지 못했을 겁니다."

교통사고로 목 아래 전신이 마비된 서울대 이상묵 교수는 지난 19일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에서 마련한 강단에서 보조공학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2006년 7월, 연구를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 탐사를 떠났던 이 교수는 차량 전복 사고를 당했다. 3일만에 깨어난 그에게 현실은 참담하기만 했다. 사고 당시 차 지붕에 목이 짓눌려 4번 척추를 다쳐 사지가 마비된 것이다.

하지만 이 교수에겐 새로운 삶은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재활전문병원을 찾으면서 달라졌다. 컴퓨터를 활용한 재활센터를 알게되면서 입과 눈을 이용한 수십 가지의 장비, 소프트웨어를 배우며 장애인으로서의 삶에 희망을 얻게 된다.

이 교수는 오히려 "비장애인으로 살았던 지난 44년 간의 삶도 마음대로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이젠 삶의 방향을 바꿔 새롭게 도전하고 강단에도 설 수 있게 되어 나쁘지 않다"며 심경을 밝혔다.

과연 한국의 스티븐 호킹이라 불리는 이 교수가 재활공학, 보조공학을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찾았을까?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의 도움을 받은 이 교수는 긍정적 사고와 새로운 삶을 얻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장애인들에게 이 모든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의 컴퓨터 작동을 도와주는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수집 종 개발돼 있지만 이를 알고 활용할 줄 아는 장애인은 극히 적다. 국내에도 재활치료가 꼭 필요한 중증장애인의 수는 많다. 하지만 이를 도와주는 재활병원의 수가 적고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보조금은 터무니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보통 300만원에서 1000만원을 호가하는 장비를 구입하기엔 그 비용은 부담이 아닐 수 가 없는 것이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이런 일들을 담당하고 있지만 그것을 알고 있는 이들도 많지 않다.

보다 정확한 정보 전달과 체계적인 보조공학 지원이 이뤄진다면 앞으로 제2, 제3의 이상묵 교수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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