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복지관협회 신용규 사무총장

 사회복지가 인력집약형 사업이라는 것은 누구나가 동의하는 내용이다. 따라서 양질의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사회복지 서비스의 질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이를 위한 정부와 민간의 관심과 노력은 당연한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역할가치와 임금가치가 항상 정비례하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는 임금가치가 역할가치를 설명하고 있고 나아가 사회적 가치를 가늠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적 상황을 감안하면 사회복지 종사자의 처우는 우리사회에서 그야말로 하층민의 삶 그 자체 외에는 그 어떠한 수식으로도 설명이 불가하다.

다시 말하면 처우가 전문성을 말하고 전문성이 서비스의 질을 담보하고 있음을 알 때 사회복지 종사자의 처우 개선은 당연한 국가 복지정책의 근간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어김없이 대선에 이어 총선이 치러졌다. 매번 선거 때마다 사회복지 종사자 처우 공약은 닳지도 않는 레코드판이 긁어대는 귀 익은 노이즈만 어김없이 되풀이 되고 있다. 속고 또 속았음에도 순진하게도 또 다시 기대하며 그 때를 기다리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보며 측은함 마저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이번에는 좀 다를까 싶어,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언필칭 이명박 정부는 다르다고 강조한다. 아니 실제 좀 달라 보인다. 주무 장차관이 사회복지계인사로 꾸려졌기에 갖는 막연한 희망인지는 모르겠으나 과거와는 다르게 정부쪽에서 오히려 적극적으로 처우개선을 말하고 있다.

공약사항 이행차원이라고는 하지만 총선용 이벤트가 아니길 바라면서 경험치에 근거하면 약간은 당황스러운 면도 있지만 이번 정부의 사회복지종사자 처우개선 의지에 다시 한 번 순진한 신뢰를 가져본다.

솔직하자면 과거 공약에 대하여 그야말로 공약(空約)으로만 당해온 우리로서는 금번 복지부를 비롯한 관계당국의 의지의 분명함과 사력을 다하여 변화를 하겠다는 각오는 매우 고무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우리의 준비문제이다. 건강한 토론을 통한 합의와 합리적 방안을 마련해야 함은 물론 처우개선의 기준과 방향이 설정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현 시점에서 종사자 처우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다음의 몇 가지 선결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첫째, 처우개선의 대상문제이다. 당연히 사회복지사만이 아닌 모든 사회복지시설 종사자가 대상이어야 하며 범주에 포함되는 다양한 인력의 영역(직종)을 포괄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처우개선의 방법이다. 일단은 단일보수체계로 가야한다는 지향성은 인정하지만 수많은 형태의 근무 환경과 조건. 상황을 볼 때 이를 어떻게 다 감안 할 것인가? 단순한 수당 몇 푼 인상하는 차원이 아니기에 근본적인 급여체계의 보완과 보수의 인상을 지향해야 함이 목표인 데, 이를 위해 일단은 총 소요예산을 파악하여 예산을 확보하는 작업이 선결돼야 한다.

따라서 현장에서는 사회복지시설의 투명하고 정확한 보수실태 파악에 적극적이며 능동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복지부에서 조차도 전국의 사회복지시설이 몇 개소인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난마 된 현 시설의 상황과 그 복잡한 시설의 형태나 종사자의 근로조건 혹은 근로 형태는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이러한 모든 경우의 수를 감안, 현황을 파악하는 것인 사실상 불가능 할 것이다. 따라서 현장의 적극적인 협력이 중요하고 백번 강조해도 아깝지 않는 사안인 것이다.

셋째, 예산의 확보이다. 당연히 처우개선이라는 당면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확보되어야 한다. 문제는 ‘중앙정부차원의 논의가 일선 지방정부까지 어떻게 영향력 있게 전달 될 것인가?’하는 것이 관건이다.

현 복지예산 지방이양 상황에서 중앙정부의 처우개선 논의가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중앙정부가 해당 예산을 별도로 지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지방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따라서 중앙정부가 차제에 관련 법적 보완을 통하여 최소한 복지예산 만큼은 사업비와 인건비를 구분하여 인건비는 중앙정부가 보전하고 사업비에 한하여 지방정부가 지원하는 형태의 이원구조가 바람직 할 것이다.

넷째, 기준의 문제이다. 현재 매년 복지부가 생활시설의 경우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용시설의 경우 가이드라인 자체가 없거나 일부 지자체 단위에서 제시하는 정도가 현실이다.

수많은 각 직능단체의 상황을 고려하여 처우를 개선하기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바, 생활시설의 경우 현 가이드라인을 합리적 수준에서 설정하고 이용시설의 경우도 중앙정부 차원의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설정하여 시행하면 단순한 방법이나마 혼미한 종사자 처우개선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생활시설이든 이용시설이든 공히 중앙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을 지방정부가 성실히 준수하느냐의 문제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중앙정부 차원의 강력한 통제 장치가 반드시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처우개선을 위한 보수의 지원 방식 변화가 필요하다. 현 이용시설의 경우 인건비를 소위 경상운영비에 포함하여 포괄예산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경상운영비를 인상하는 방안은 종사자 처우개선에 실질적 효과가 미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인건비와 사업비의 명확한 구분을 통한 지원방식의 변화로 안정된 종사자 처우개선의 본래적 취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몇 가지의 종사자 처우와 관련한 논의의 시발점은 무엇보다도 사회복지 계 내부의 투명성과 합리적 사업수행, 국민의 복지체감 강화 등 근원적인 사회적 요구에 사회복지계가 순응하며 자성과 자구노력이 선결되어야 처우개선 요구의 정당성을 확보 할 수 있을 것이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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