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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민생 외면한 여야정치권 합의에 대한 한국사회복지학회의 입장
조시훈 기자 | 승인 2017.12.13 15:23

최근 국회를 통과한 2018년 예산안은 여야 정치권의 정략적 타협으로 누더기가 되었다. 민생복지가 여야 정치권의 정략적 타협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것이어서 개탄을 금할 수 없다.

국민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복지를 확대하는 것은 일부 정치권이 주장하는 포퓰리즘과는 거리가 멀다. 한강의 기적을 일으켰던 노인세대의 절반이 빈곤에 신음하고, 중산층을 포함한 대부분의 평범한 가구가 자녀 양육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청년의 태반이 백수인 현실에서 기초연금을 올리고, 아동수당을 보편적으로 지급하고, 민생복지 공무원을 늘리는 문제는 정략적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일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목전에 두고 있고, 국내총생산은 세계 11위에 이르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문재인 정부가 제출한 복지예산안은 국민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는 부족해도 한참 부족한 예산안이었다. 실제로 2016년 기준으로 1인당 GDP가 14,314불인 칠레의 2015년 복지지출이 GDP의 11.2%였고, 1인당 GDP가 한국의 30% 수준에 불과한 터키의 2014년 복지지출도 13.5%인데 반해 2016년 한국의 복지지출은 10.4%에 불과했다. 도대체 무엇이 퍼주기이고 포퓰리즘이란 말인가.

기초연금의 인상 시점을 내년 4월에서 지방선거 이후인 9월로 미루고, 아동수당의 시행시점 또한 7월에서 9월로 연기하고, 민생복지 공무원의 증원을 3천명 가까이 줄인 것에 이르러서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할 말을 잃었다. 억지를 부리는 야당이나 야당의 억지주장에 동의해준 여당 의원들에게는 수당의 지급시점을 몇 개월 연기하고, 공무원 증원을 감축하는 것이 대수로운 일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몇 천원을 벌기위해 폐지를 줍는 노인과 취업문제로 고통 받는 청년에게는 피눈물 나는 생존의 문제이다. 여야는 도대체 누굴 보고 정치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이 아니란 말인가.

여야 간에 이루어진 2018년 예산안 합의에는 민주주의도, 국민도, 실리도 없는 그야말로 민생을 외면한 정치권의 정략적 타협의 전형이다. 민생복지문제가 밀실에서 법적 근거도 없는 몇몇 의원이 모여 서로 주고받는 담판으로 결정될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국 소득보장제도의 현실을 냉정하게 평가하면 사회보험제도는 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제도로 영세자영업자와 비정규직이 배제되어 있고, 성평등의 관점에서 보면 여성 노동자의 상당수가 배제된 역진적 선별주의 제도이다. 공공부조인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전체 빈곤층의 절반도 포괄하지 못하는 극빈층을 위한 제도이고, 기초연금 또한 중산층 노인이 배제된 제도이다. 이처럼 한국의 사회보장제도가 광범위한 사각지대를 갖고 있는 현실에서 여야는 최초의 실질적인 보편적 복지제도가 되었을 아동수당을 아무 근거도 없이 소득자산조사를 통해 상위 10%를 제외하고, 복지예산을 삭감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질렀다.

밀실담판을 통해 얻은 실리도 없다. 상위 10%를 선별하기 위해 들어가는 행정비용이 대략 500억~1,000억 가까이 되고, 상위 10%에 대한 자녀세액공제를 부활시키는데 추가되는 비용에 1,000억이 소요된다. 아동수당을 받기위해 90%가 치러야할 사회적 비용을 생각하면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정도 규모의 재정 감축이라면 아동수당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회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동수당의 보편적 제도화가 향후 한국 복지제도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를 가늠 하는 중요한 출발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유한국당의 부당한 요구에 동의한 민주당의 소신 없는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아동수당의 지급대상은 애초에 예산안의 주요 쟁점도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여야가 밀실에서 상위 10%를 배제하기로 합의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건강보험의 비급여문제를 해결하고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한 예산을 삭감하고 토건예산을 늘린 것도 민의에 반하는 일이다.

국민은 민생을 외면하고 정략적으로 타협한 2018년 예산안 합의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이제라도 여야정치권은 민생을 외면하고 정략적으로 합의한 2018년 예산안 합의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국민의 뜻에 따라 정도를 걷기를 바란다.

한국사회복지학회

조시훈 기자  bokji@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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