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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름다운 세상을 부탁해!”…사회복지현장서 만나는 ‘천사들’ 한자리에‘제2회 사회복지실천가대상’이 선물한 ‘사람 사는 향기’
김명화 기자 | 승인 2017.12.18 11:27

인간이 느끼는 행복의 메카니즘은 어려운 이웃을 도울 때 얻는 기쁨이 아닐까. 수고한 가치가 동기부여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면 분명 기쁜 일이다. 지난 십수년간 이웃을 돌본 헌신과 삭막한 우리사회에 기여한 그들의 리더십을 생각할 때, 사회복지실천가들은 이시대의 날개 없는 천사들이다. 지난 11월 28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개최된 ‘제2회 사회복지실천가대상’은 이들에게 크나큰 선물이 돼주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기꺼이 헌신과 봉사로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했기에 이들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변변한 위로와 격려를 건네는 자리조차 그동안 마련되지 않아 시상식의 의미는 더욱 컸다. 이날 한자리에 모인 사회복지실천가들은 서로를 맘껏 위로하고 격려했다. 이러한 자리를 한국사회복지공제회가 만들고 국민일보가 힘을 보탰다. 

조성철 한국사회복지공제회 이사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회복지실천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힘’이자 ‘희망’
시상식에서 참석자들은 그동안 수고한 땀방울을 눈물로 쏟았다. 수상자뿐만 아니라 함께한 가족들도 그동안 품고만 있던 고마움을 전할 수 있어 새삼 서로의 뜨거운 가슴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가족들이 손수 제작한 축하 영상 메시지는 위로와 칭찬의 부메랑으로 되돌아서 장내를 감동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남을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삶이 위대하다는 사실이 새삼 일깨워진 순간들이었다. 그들 모두는 지난 시간들을 신앙의 힘으로, 또는 신념으로, 작지만 강한 희생들로 쌓았을 터. 노고는 기쁨을 보상으로 흠씬 젖어들기에 충분했고, 동고동락을 함께해온 아이들, 노인들, 장애인들이 덩달아 기쁨을 만끽한 행복한 시간이 됐다.

이날 조성철 한국사회복지공제회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현대사회는 복잡계로 성공도 실패도 존재하지만 실패한 국민에게 재기의 발판을 만들어주는 자가 바로 민간영역에 종사하는 사회복지실천가들이다”면서 “위기의 시대에 어려움을 나눌 수 있고, 실패하는 국민이 있더라도 위로와 힘을 보태는 우리의 동료가 있다면 다시 희망으로 접근해 살맛나는 세상을 일깨우는 데 큰 힘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고 치하했다. 그러면서 조 이사장은 참석자들을 향해 “사회복지실천가들이여, 용기를 내라! 역할에 당당하라! 현대사회에서 사회복지실천가가 기운을 잃고, 실천가가 행복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행복은 끝이다. 클라이언트를 만나 웃듯이 사회를 향해 크게 웃으면서 희망을 주는 귀한 사회복지실천가가 되기를 바란다”고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곧이어 최삼규 국민일보 사장은 환영사(임한창 국민일보 이사 대독)를 통해 “희생의 본질은 ‘사랑’이고, 그 사랑이 나눔의 정신으로 함께할 때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힘을 발휘한다. 세상은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낮은 곳에서 묵묵하게 사랑을 실천하는 사회복지실천가들로 인해 한결 밝고 건강해지고 있다”고 격려했다.  

또 임한창 국민일보 이사는 “최근 통계조사에서 한국인 평균 수명이 남자는 80세이고 여성은 85세로 나타났다. 60년대에 53세였던 것과 비교하면 30년 이상 수명이 늘어난 것이다. 사회복지실천가들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거리가 약 4만km라고 하는데 사람의 혈관 길이는 무려 12만km라고 한다. 한 사람의 몫이 얼마나 귀하고 신비로운 존재인지 모른다. 그러나 과학과 의학이 발전해도 인간의 존엄성은 더 퇴보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사회복지실천가들의 헌신이 필요한 이유다. 차가운 세상을 훈훈하게 해주는 사회복지실천가들이 귀하고, 내년에는 더욱 성대한 잔치가 되도록 국민일보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환영사를 보탰다.

국민일보는 지난 10월 사회복지실천가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한국사회복지공제회와 MOU를 맺고 이날 공동 시상했다.

이번 시상에서 심사를 맡은 유재건 한국유네스코협회연맹 회장은 “녹록지 않는 근로 환경 속에서도 수십년간 수고한 많은 사회복지실천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특히 평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헌신한 숨은 공로자들에게 시상하게 돼 영광이다. 다만, 추천을 받은 268명의 실천가 모두에게 시상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국민복지 증진에 기여한 실천가 발굴, 포상
이날 시상은 우천상, 그린나래상, 온새미로상, 매화상, 은가비상으로 나눠 총 5개 부문에서 36명을 선정해 상을 수여했다. 특히 이번 시상은 그간 수상의 기회가 적었던 일선의 숨은 공로자들이 수상자에 다수 포함되어 의미가 컸다. 후보자 접수가 진행된 한 달간 다양한 직군의 현장 실천가 총 268명이 접수되었고 1차 사무국 심사, 2차 심사위원 심사를 거쳐 총 36명의 수상자를 최종 선정했다. 특히 실천가대상은 1등상, 2등상이 없으며, 순우리말로 지은 아름다운 시상명칭이 상의 의미를 더했다. 

우천복지재단이 특별 후원한 ‘우천상’을 받은 남영화 미래한반도여성협회 대표는 수상소감에서 “2003년도에 탈북해 대한민국에 귀화했다. 많은 북한이탈주민여성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살에 직면하는 경우를 보고 이 일을 시작했다. 그들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새 삶을 찾게 해주고 싶어 한 일인데 이렇게 칭찬받게 돼 기쁘다.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적이 많았지만 고단함도 아픔도 모두 오늘 봄눈 녹듯 녹아버렸다”며 감격에 찬 눈물을 흘렸다.

‘아름다운 날개’라는 뜻의 순우리말에서 따온 ‘그린나래상’은 김상학 화정종합사회복지관 시설관리과장과 장애인 의료개척 및 재활도우미 간호사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온 김영미 비전하우스 의료재활팀장, 또 아동들의 안전과 건강한 성장을 위해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한 김인영 파인트리홈 사무국장 등 21명이 각각 상패와 2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언제나 변함없이’라는 뜻의 ‘온새미로상’은 한센인의 전염병 예방관리와 후유증치료, 한센병 퇴치사업에 기여한 공로로 국경희 성라자로마을 간호조무사와 장애인들의 신변을 보호하는 지킴이 역할을 수행해온 김선애 인천광명원 사회재활교사 등 8명이 상패와 300만 원의 상금을 각각 받았다.

또 ‘고결한 마음과 품격’ 그리고 ‘인내’를 의미하는 ‘매화상’은 32년간 사회복지현장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해온 문성윤 순천SOS어린이마을 원장과 장애아동들을 위해 불철주야 헌신하고 장애·비장애 아동의 통합교육을 선도해온 이순자 밝은집 원장, 오랜 시간 한결같이 복지관의 환경관리를 묵묵히 맡아온 임원기 성모자애복지관 조경관리직원에게 돌아갔다. 이들에게는 상패와 순금 5돈의 황금열쇠가 수여됐다.

‘은은한 가운데 빛을 발하다’라는 뜻의 ‘은가비상’은 한평생을 상처 입은 아동들에게 헌신해온 서남숙 순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 활동제공인력 팀원에게 시상했다. 또 한 명의 수상자는 37년 간 한부모 복지사업의 외길을 걸으며 전국 모자복지사업의 중추역할을 수행해온 임우현 루시모자원 원장이 주인공이다. 이들에겐 각각 상패와 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수상자들은 저마다 수상소감을 밝히면서 지난한 시간들을 반추하곤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상처 많은 가족들을 보듬었던 아린 추억을 꺼내놓기도 하였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누리며 사랑한 인연들이 자신의 삶을 성숙시켰다는 고백도 했다. 

실천가들 처우개선사업에 환원 ‘선순환’ 주도
‘사회복지실천가대상’은 사회복지실천가 처우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제정한 설립 목적에 맞게 지난해부터 사회복지 현장에서 국민복지 증진을 위해 묵묵히 헌신해 온 실천가를 발굴, 포상하고 있다. 특히 명실상부한 사회복지계의 기쁨과 감사를 나누는 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동안 공제회는 다양한 직능단체, 정부기관 등과 긴밀한 업무협약을 통해 정책업무를 수행하면서 신뢰받는 조직으로 성장하고 공제사업을 활성화시키는데 기여했다. 또한 각종 교육과 행사 등 다양한 경로로 현장에 나아가서 실천가들과 소통한 결과 정부지원 상해보험은 약 15만 명이 가입, 약 28억 원의 보상금이 지급됐다. 또 목돈마련 프로그램인 장기저축급여는 약 400억 원의 불입금이 적립됐다. 이러한 공제사업 운영을 통한 수입은 ‘힐링음악회’ ‘복지시설 무료안전점검’ ‘재난피해 시설 긴급지원’ 그리고 지난해에 이어 2회를 맞이한 ‘사회복지실천가대상’에 이르기까지 실천가들의 처우개선 사업에 환원하는 선순환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올해 2회째를 맞이한 시상식의 상금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우리은행에서 후원한 6000만 원 상금 외에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종사자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2000만 원을 모금하였고, 우천복지재단에서 특별 지정기탁 상금으로 300만 원을 후원해 시상했다. 

사진 가운데 우측이 서남숙 팀원, 좌측이 임우현 원장

[사회복지실천가대상 은가비상 수상자 수상소감]-----------------------

“사회복지사라는 생각은 해본 적 없어요. 그저 아이들 곁에 엄마로 함께했을 뿐.”
서남숙 순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 활동제공인력 팀원

"벌써 32년이군요. 1983년 9월 순천SOS어린이마을에서 아이들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독신여성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근무를 하게 됐습니다. 잠시 몸담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의 엄마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었어요. 아이들을 키우는 일은 매순간이 어려움을 겪지만 중단할 수 없는 삶이니까요. 백일 지난 아기부터 3~4세 터울로 있습니다. 아이들마다 사춘기를 겪어야 하고, 어려움도 반복되지만 신앙 안에서 이겨나갔던 것 같아요. 또 동역자들의 위로와 격려, 기도가 아니었다면 어려웠을 겁니다. 현재 키우는 아이들 중에 막내가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고 그 위에 대학생이 있어요. 은퇴식은 하지 않았어요. 엄마는 은퇴가 없잖아요. 호적 없이 온 아이들을 키웠죠. 손녀도 생겨 할머니가 됐어요. 지금까지 아이들과 살면서 사회복지사라는 생각은 해본 적 없어요. 그저 아이들 곁에 엄마로 함께 살아왔을 뿐. 이제 남은 생은 장애아이들을 키우려고 장애인복지관으로 들어갔습니다. 건강과 시간이 허락하는 한 이 일을 계속해나갈 생각입니다. 바람이 있다면, 교회에서 어르신들 반찬 배달 등 봉사를 하고 있는데 안타까운 일들을 많이 목격하게 돼요. 우리나라 사회복지가 많이 좋아졌고, 그렇게 느끼면서도 실제 그 속으로 조금만 들어가 보면 아직 복지사각지대가 너무 많아요. 장애·비장애, 가난한 자·부유한 자 모두 차별 없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선친을 통해 사회복지실천가의 모형을 배운대로 가정개발사업에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임우현 루시모자원 원장

“수상의 기쁨을 루시모자원을 설립한 조모와 동역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처음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사회복지실천가상’은 여느 상과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1954년 동양선교회의 엘마 길보른 선교사 부부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초대원장이셨던 저의 조모인 고 박영애 전도사가 생각났습니다. 이분들을 통해 사회복지실천이 무엇인지를 배웠습니다. 저의 조모를 통해 자선사업을 배웠고, 2대 원장이셨던 어머니를 통해 사회복지 전문지식을 배웠습니다. 저의 어머니는 월드비전의 가정개발사업을 통해서 맞춤형 서비스를 83년부터 89년까지 하셨는데, 도시빈민 지역의 골목골목 가정방문을 다니며 교사로, 치료사업 등을 실천하셨습니다. 그분들은 진정 63년 전에 사회복지실천가의 모형을 제게 보여주셨지요. 모자복지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모자가정에 대해 지금도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는 사랑을 배우게 됩니다. 현재 모자원에는 이혼모자가정, 다문화가정 등 다양한 한부모가정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한부모가정에서 모자가정뿐만 아니라 부자가정으로도 추이가 변화하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상으로 격려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가정개발사업에 더욱 매진해나가겠습니다."

김명화 기자  mh6600@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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