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역 전시장 모습

지난해 12월 31일로 서울메트로를 정년퇴임 한 원종철(59)씨. 그는 지하철 건설당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24년간 지하철의 역사를 기록해온 산 증인이며 옛 난지도 사진전과 청계천 사진전 등 정기적으로 작품을 발표해 온 중견작가다.

그가 서울메트로 퇴임 후 이번에는 지하철을 소재로 다양한 서울메트로의 풍경 6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이 전시는 혜화역 내 전시관을 시작으로 오는 6월 12일 까지 수도권 역을  돌며 개최될 예정이다.

“제가 서울지하철공사에 들어간 게 1984년이었어요. 그 때부터 지금까지 지하철 1~4호선의 변화를 제 눈과 카메라에 모두 담았습니다” 원 씨는 서울메트로 홍보실 과장으로 정년퇴임했다. 그는 직원들만이 볼 수 있는 지하철을 소재로 사진을 찍는 것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졌다. 청년 이직률이 높은 요즈음 한 직장에서 24년을 보낸 것도 대단하지만 그는 퇴직 이 후의 삶을 더욱 멋지게 가꿔 나갈 생각이다.

정년퇴임한 것에 대해 아쉬움도 있을 법 한데, 그는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며 손 사레를 쳤다. 젊은이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젊은이들의 튀는 아이디어는 자신과 같이 오래된 사람들은 낼 수 없다고 말한다.

그래도 한 직장에서 오랜 시간 일한 사람들의 직업적 노하우와 연륜, 지혜는 퇴직과 동시에 썩히기 아깝다. 후배에게 전하거나 더 남아서 일하고도 싶을 법도 한데, 원 씨에게도 약간의 아쉬움은 남아있다.

“내 욕심만 차리면 더 일하고 싶은 게 사실이죠, 그러나 여러 조건을 봤을 때 더 일할수도 없는 노릇이고.(서울메트로는 지난 12월 인원감축 20%를 발표했다-편집자 주)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내가 그간 서울 메트로에서 했던 사진작업들을 후배들이 꾸준히 이어나가줬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어릴 때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그는 환쟁이란 소리가 듣기 싫었고, 우연히 집에서 발견한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 시작 그 길로 그 당시 국내 유일의 사진학과가 있던 서라벌예대에 진학해 사진을 전공했다. 졸업 후 서울시에 소속해 일하다가 서울 메트로 홍보과로 자리를 옮겼다.

원종철 씨가 자신의 사진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직장생활 24년 간 지하철을 찍어온 그의 사진에서 그가 가진 직업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요즘의 젊은 직장인들에게 정년퇴임한 선배로서 한마디 조언을 했다.
“어디를 가서든 적을 만들어서는 안돼요. 또 그 사람이랑 언제 어디서 볼지 모르는 게 인간사니까. 모든 일에 애착심을 갖고 열심히 일을 해야 해요. 또한 싸움하지 말고 긍정적인 생활을 해야 해요.”

지하철공사에서 오래 일한 그는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거지만 자기 물건처럼 다뤘으면 좋겠어요. 지하철 문 닫히는 사이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안 되는 데 일부러 꾸겨 넣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그것을 재미로 여겨 장난치는 사람들도 있는데 개인에겐 장난일지 모르지만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의 남은 꿈은 앞으로 사진을 계속 찍으며 전시회를 여는 것이다. 또 지하철이 없는 제주도에서 사진 전시회를 열어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소재로 그 대상을 찍어왔다는 것을 큰 자부심으로 갖고 있다는 그.

원씨는 가지고 있는 여러 자료 사진 들을 모아 테마기획전을 비롯한 지하철 인물 사진전 등을 열 꿈을 가지고 있다.

내마음의 지하철 사진전에서 만난 원종철 씨

 

‘내마음의 지하철’ 사진전 전시일정
2008년 4월 22일~ 5월 7일 한국철도박물관 특별전시실
2008년 5월 8일~ 5월 15일 인천광역시 지하철공사 갈산역
2008년 5월 16일 ~ 5월 22일 인천광역시 지하철공사 부평시장역
2008년 5월 23일~ 5월 30일 인천광역시 지하철공사 경인교대역
2008년 6월 6일~ 6월 12일 인천광역시 지하철공사 부평구청역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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