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건의 진정서가 국가인권위원회 민원실에 나열되어 있다.

 
지난 4월 11일 장차법이 시행된 이후 만 열흘동안 장애차별 진정이 모아졌다. 장애인관련 단체는 교육, 노동, 재화용역, 사법·행정절차 및 서비스, 모·부성, 장애여성, 장애아동 등 156명의 장애차별 진정서를 들고 국가인권위원회 민원실을 찾았다.

장애인차별금지실천연대(이하 장추련)는 23일 국가인권위원회 민원실에서 '장애차별에 관한 집단 진정'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장추련에 따르면 156명의 진정인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 것은 이동·접근, 정보접근 등 재화·용역에 관한 사항이 53%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진정내용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지하철의 이용의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자주 고장나는 지하철 리프트에 관한 사항, 화장실 이용 불편, 택시 승차거부, 장애인주차공간, 병원과 경찰서에 설치되지 않은 장애인 편의시설, 호프집 거부 또는 활동보조 서비스 시간 부족 등을 포함하고 있다.

진정에 나선 함께가는서울장애인부모회 김혜미 공동대표는 발언 중 장애차별의 현실을 눈물로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애차별 진정인들은 자신의 사례를 직접 발표하며 세상에 만연해 있는 차별로 인해 장애인 스스로가 아직도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진정인으로 나선 장애인교육지원네트워크 박춘봉 씨는 "저는 2007년 12월 2일 치러진 중등 교원임용고사에서 시각장애인으로써 적절히 인지 가능한 컴퓨터 음성프로그램으로 활용한 텍스트 파일을 제공받지 못했다"면서 "이로 2008년 중등 임용시험에 문제의 해독과 답안 작성에서 인권적 침해를 받은 사람"이라고 밝혔다.

박 씨는 "중도에 실명해서 점자에 대한 감각이 무뎌 현행 제공되는 점자나 확대 문제지 만으로는 시험에 접근 할 수 없다"며 "16개 교육청을 상대로 텍스트 파일의 제공을 요청해왔으나 매년 정당치 않은 답변들로 그 시행을 미뤄오고 있다"고 노동에서의 시험차별을 말했다.

또한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이원교 대표는 "사무실과 가까운 보문역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리프트 운행 역사로서 인원부족으로 인해 리프트 운행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본인은 중증장애인으로 거의 매일 지하철로 이동하면서 고장과 사고가 빈번한 엘리베이터 및 리프트를 이용하며 항상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장애인이 안전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권리를 공공기관이 앞서 지켜야 함에도 이를 무시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진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장추련 박옥순 사무국장은 "이번 진정을 살펴보면 장애인은 여전히 이동할 수 없어 교육받지 못하고 교육받지 못해 노동 현장에 진입조차 못하는 장애 차별의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며 "인권위의 장애차별조사인력이 고작 7명이라며 최근 행정인력 20명 증원이 없던 일로 돼 버렸다. 앞으로 진정처리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장추련은 2차, 3차에 걸쳐 대대적인 진정인을 모집해 집단 진정을 계속할 예정이라며 장애 차별의 심각성을 고발하고 현 장차법의 한계를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진선미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