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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안마사제도 합헌 촉구 총궐기대회에 붙여
이인수 기자 | 승인 2017.12.28 19:42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가 28일 시각장애인만이 안마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규정한 의료법 제82조제1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사건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는 지난 2006년 5월 25일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 이후 연속된 4번째 합헌판결이다.

시각장애인에 대한 복지정책이 미흡한 현실에서 안마사가 시각장애인이 선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직업이라는 점과 안마업을 비시각장애인에게 허용할 경우 시각장애인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다른 대안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 시각장애인은 역사적으로 교육, 고용 등 일상생활에서 차별을 받아온 소수자로서 실질적인 평등을 구현하기 위해서 이들을 우대하는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 2013년 이루어진 안마사제도 헌법소원 및 위헌법률 심판제청 때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합헌판결 했던 취지와 유사한 이유로 합헌판결이 내려졌다.

같은 날 광화문 세종로공원에 전국에서 모인 대한안마사협회 소속 1,200여명의 안마사들은 11시 30분부터 ‘안마사제도 합헌판결’, ‘시각장애인 생존권을 보장하라’ 등 구호가 적힌 피켓 등을 들고 집회를 연 후 헌재 판결시간이 임박한 오후 1시부터 흰지팡이를 짚고 안국역 사거리 헌법재판소 인근까지 행진했다. 이후, 오후 2시 10분 합헌 소식이 전해지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며 서로 껴안고 기뻐하는 등 헌재의 합헌판결을 환영하며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일제히 자진해산했다.

이번 판결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시각장애인 안마사 제도가 시각장애인에게 가해진 유·무형의 사회적 차별을 보상해주고 실질적인 평등을 보상하는 임시방편이 된다 하더라도 현재 시각장애인의 처한 현실은 열악하다 못해 사지로 내몰릴 정도로 절망적이며 그동안 나아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는 뼈아픈 현실의 반증으로도 읽혀진다.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시각장애인들은 심각한 차별을 겪고 있으며 의료법 제82조를 보전하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장애인복지법 등은 여전히 효력이 미약하다. 역설적으로 시각장애인이 안마를 독점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한 최초의 제도적 틀은 일제 조선총독부에 의해서였다. 하지만 이 제도가 유화적 정책으로서 조선백성을 회유하려 했던 불순한 의도의 정책이라 본다면 이러한 방식은 현재까지도 유효하다. 시각장애인들의 필사적인 항의에 못이겨 안마업 독점권을 부활시켰으나 한의사들을 위해 침술을 빼앗아 안마업을 변질시킨 정권이 그렇고, 88년 올림픽 후 스포츠마사지가 우후죽순으로 퍼져나갈 때 수수방관하고, 97년 외환위기로 인한 실업대책으로 마사지업을 장려하고 교육했던 지자체와 정부의 가치관 속에는 지극히 제한된 자본과 제도적 지원으로 사회적 약자를 제로섬게임으로 내몰아 서로를 적으로 만들고 투쟁하게 하는 부도덕함이 있다. 정부가 문제를 구조적으로 정착시키고 장애인 스스로가 못났다거나 다른 적이 있다고 믿게 만드는 방식은 조선총독부의 유화책과 다를 바가 없다. 뷰티산업의 역군이며 낮은 실업률을 타계할 신산업의 주역으로 무자격자를 독려하고 육성한 정부는 한편으로 시각장애인의 안마업 독점권을 형식적으로 보장해주며 실제는 무자격자와 끝나지 않는 경쟁으로 시각장애인을 사지로 내모는 형국이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안마사제도의 대한 사회적 관심이 모아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시각장애인들이 안마사 이외의 다른 대체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마련하도록 인식을 전환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장애인의 노동권과 생존권에 대해 무책임하게 물러나있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 사회적 약자를 살릴 수 있는 정책과 생존 대책을 내놓기를 촉구한다.

특히 시각장애인 직업재활 및 고용촉진을 위한 파견사업 등 취지는 좋으나 제한된 재원으로 형식적 구색 맞추기에만 급급한 보여주기식 정책에만 머물지 말고 안마사들의 오랜 숙원인 안마의 의료보험 적용이나 노인요양보험 적용 등을 통해 국민보건증진에 기여하고 시각장애인 안마사에게는 실제적 도움이 되는 살아있는 복지, 선진국형 복지를 구현해주길 기대한다.

                                 ----------대국민 호소문----------

국민 여러분!
북한의 안보위협, 어지러운 국내 정치상황, 지속되는 경기 불황과 물가상승 등으로 얼마나 어려움이 많으십니까? 그러나 송구스럽게도 우리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꼭 4년 만에 또 다시 국민 여러분 앞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고 분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4년 전과 똑같은 상황, 똑같은 사건으로 우리가 다시 모일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국민 여러분!
안마업은 100년 전부터 시각장애인의 고유 직종으로 육성, 발전되어 왔습니다. 이 땅의 시각장애인들은 안마를 통해 가족을 부양했고, 자녀를 교육시켰으며, 사회의 일원으로 꿈과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의 삶의 의미이자 전부인 안마업을 기회만 있으면 빼앗고자 하는 파렴치하고 이기적인 무리들이 정부의 방치 속에 독버섯처럼 자라났고, 끝내 그들은 자신들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운운하며 2006년 5.25 당시 헌법재판소는 안마사자격인정에 대하여 소수약자인 우리시각장애인을 사지로 내모는 위헌 판결을 내린바 있었습니다.

그들이 바로 도심지에 즐비하게 불법 마사지 업소를 벌여놓고 국민 건강에 위해를 가하고 있는 스포츠 마사지, 태국 마사지, 발 마사지, 피부미용을 표방한 마사지 등의 불법무자격안마행위자들입니다. 이들은 자기들끼리 서로 만들어준 불법민간 자격증을 가지고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아주 위험한 불법행위를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에도 불구하고, 소수자를 보호하고 진정한 인간 평등의 가치 실현을 꿈꾸는 국민 여러분의 강력한 지지와 사랑이 시각장애인들을 절망 속에서 구해주었습니다. 국민 여론이 들끓자 국회는 헌법 제34조제5항의 국가의 장애인 보호 의무에 기초한 헌법 이념을 밝혀, 2006년 8월 29일 의료법을 개정함으로써 안마를 시각장애인 유보 직종으로 명확히 하였을 뿐 아니라, 종전의 안마사에 관한 규칙을 법률로 승격시켜 제정함으로써 법의 안정성을 확보하도록 하였습니다. 이것은 진정한 법정신의 승리이자, 정의라는 이름의 위대한 승리였습니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 
정의로운 국민들이 일궈놓은 이 귀한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 하는 천인공로할 일이 불법무자격안마행위자들에 의해 또다시 저질러지고야 말았습니다. 이들 파렴치한 불법무자격안마행위자들은, 국회가 국민의 뜻을 받들어 개정하였고 헌법재판관 전원이 합헌 판결한 의료법 제82조제1항이 위헌이라며 또다시 위헌법률심판을 제기한 것입니다. 2017년 12월 28일 역사적인 오늘, 헌법재판소 판결을 앞두고, 대한안마사협회 회원 모두는 다함께 투쟁할 것입니다. 오로지 죽음을 각오한 투쟁만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국민 여러분!
안마업이 아니면 이 땅의 시각장애인들은 도대체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단 말입니까? 시각장애인이야말로 원천적으로 직업 선택의 자유를 봉쇄당한 소수자들입니다. 안마업이 없다면 생계유지조차 불가능한 우리장애인들에게, 안마는 그 자체로 생존이요 생명입니다. 시각장애인들은 정규 교육기관인 특수학교 및 보건복지부가 인가한 안마수련원에서 철저한 직업교육을 받고 안마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그들 불법무자격안마행위자들은 아무런 전문성조차 갖추지 않은 채 불법 의료 행위를 일삼고 있습니다.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며 불법을 지르는 파렴치한 무자격안마행위가 이 땅에서 하루속히 근절 되어야만 합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 오후 2시 헌법재판소로부터 안마사자격을 장애인복지법에 의한 시각장애인에게 부여한 것은 우리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합헌 판결이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국민 여러분의 힘과 온정을 보내 주십시오. 그리하여 하나뿐인 우리의 생존권을 지켜 주십시오. 다시 한 번 국민의 정의로운 심판을 보여주십시오. 그리고 시각장애인과 우리 모든 장애인들의 삶에 꿈과 희망을 나누어주십시오.

2017년 12월 28일
대한안마사협회 회원 일동

이인수 기자  bj847@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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