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일의 노인인권센터가 개관했다. 물론 그간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이나 노인학대예방센터 같이 노인인권을 중심으로 다루는 기관이 존재했다. 그러나 노인의 ‘인권’이라는 이름을 전면에 내걸고 등장한 센터는 올해 처음 생긴 동대문노인종합복지관 내 한국노인인권센터다.

초고속 고령화 사회니, 늘어나는 노인인구를 위한 복지정책이 시급하다니 그간 떠들었던 것에 비해 노인인권센터가 등장한 것은 한참 뒤늦다. 그것도 독립된 기구가 아닌 복지관 내, 향후 3년간 서울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받는 사업이라 역량 있는 기구로 커나가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을 것이다. 동대문 노인종합복지관 관장은 5년 전 처음 복지관에 임명돼 왔을 때 복지관 이용 노인들의 인권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노인복지가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인인권은 열악해지고 있다. 노인범죄자 증가, OECD국가 중 노인자살률 1위, 황혼 이혼 증가, 노인교통사고율 증가 등의 수치가 노인인권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한국노인인권센터가 약 두 달여에 걸쳐 동대문구 노인 5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노인들은 한국 사회 내 노인차별이 존재하는 이유로 ‘노인의 지위하락과 역할상실’을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동대문구라는 한정된 지역에서 조사했다는 한계점이 있지만 전국단위로 조사해 본들 그리 다른 답변이 나올 것 같지 않다.

인권센터의 조사결과 노인들은 노인인권향상을 위해 사람들의 노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꼽았다.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이 변해야 된다는 것. 그러나 이러한 인식개선은 쉽지 않다.

결국 노인인권의 해결점은 노인 스스로의 적극성에서 찾아야 한다. 스스로 알리고, 스스로 변하고, 노인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정해야 한다. 당사자가 아닌 제 3자가 노인인권을 위해 노력한다 해도 당사자가 외치는 것만큼의 효과를 보긴 어려울 것이다.

이는 지난 4월 11일부터 시행된 장애인차별금지법 마련을 위해 쏟아 부은 장애인당사자의 열정과 투쟁, 인내가 그 증거다.

노인 스스로 인권침해가 있다고 느껴진다면 그것을 바꿀 당사자는 바로 노인이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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