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 회원 150여명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처우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반납하겠다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인상한 가운데 정부가 기존 요양보호사에 지급되던 ‘처우개선비’를 폐지하겠다고 나서자 전국 요양보호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 회원 150여명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요양보호사 처우개선비 폐지 중단’을 촉구했다.

조합은 이날 “보건복지부가 최저임금이 올랐다고 해서 기존 처우개선비 10만원을 폐지하려 한다”면서 “이는 정부기관이 나서서 노동자의 임금삭감을 주도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요양보호사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따라 65세 이상 고령이나 노인질환을 앓아 도움을 받지 않고 생활하기 어려운 노인을 위해 신체활동 보조와 가사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이다. 

요양보호사는 보통 민간 요양기관에 고용돼 일하는데 그동안 하는 업무에 비해 최저임금수준의 낮은 처우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지난 2012년 국가인권위원회는 노인 가사와 돌봄을 맡아 격무에 시달리는 요양보호사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꼬집었다. 이에 2013년 보건복지부는 요양보호사의 낮은 임금을 보존하기 위한 ‘처우개선비’를 160시간 노동 기준 한 달 최대 10만원씩 급여와 별도로 지급해왔다.
 
올해 최저임금이 인상되자 복지부는 지난해 말 ‘처우개선비 폐지’를 예고했다. 대신 처우개선비를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가에 합쳐 요양기관에 지급하는 계획을 밝혔다. 이렇게 되면 요양기관장이 요양보호사들에게 증가한 수가만큼 임금을 보존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조합의 주장이다. 

또 올해부터 요양기관의 사회복지사까지 직접인건비 적용을 받아 사실상 수가를 요양보호사와 나눠가져야 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임금상승 효과가 작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요양서비스 노조 이미영 경기지부장은 “최저임금이 오른다기에 요양기관에서 월급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세울 거란 생각에 불안했는데 되레 정부가 기존 혜택을 깎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면서 “최저임금이 올랐다고 처우개선비 같은 복지혜택을 깎겠다고 얘기하는 것은 사회복지업종 중 요양보호사밖에 없다”고 했다.

김명화 기자  mh6600@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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