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이 전년보다 당기수지 흑자 폭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흑자가 2016년 3조856억원에서 지난해 7077억원으로 77% 줄었다.

3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7년도 재정현황(12월말 기준)’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 당기수지는 7077억원 흑자를 기록해 누적적립금은 20조773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 당기수지 흑자규모는 2조3799억원 감소했다.

건강보험 재정은 2011년 1조5600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돌파한 뒤 ▲2013년 8조2203억원 ▲2014년 12조8072억원 ▲2015년 16조9800억원 등 해마다 4조원 가량 불어났다. 반면 2010년 65%이던 보장률은 2011년 63%, 2012년 62.5%, 2013년엔 62%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건강보험 재정이 풍족한 것도 잠시, 장기적인 재정 상황에 대해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고령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증가로 노인진료비가 급증하고 저출산의 영향으로 보험 가입자가 줄어드는 등 건보 재정 축적에 부정적인 요인이 많아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주요국 건강보험 재정수입구조 변화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은 지난 2016년을 정점으로 이후 10년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문재인 케어'는 2022년까지 31조원을 들여 건보의 진료비 보장률을 70%(현재 63%)로 끌어올리려는 계획이다. 건보 흑자 축소가 여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정경실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문재인 케어를 설계할 때 올해 건보 흑자가 축소될 것을 이미 예상했고 실제 그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며 "보장성 확대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는 데 차질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노인장기요양보험 적자가 대폭 늘어났다. 2015년 당기 적자가 432억원에서 지난해 3293억원으로 늘었다. 이로 인해 장기요양보험 누적 수지가 2016년 2조3092억원에서 지난해 1조9799억원으로 줄었다. 그동안 장기요양보험료를 동결하거나 소폭 올린 게 적자 확대로 나타났다.

김명화 기자  mh6600@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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