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아리 성매매업소에서 발생한 화재참사에서 사망한 정신지체3급 여성장애인인 송모씨(29)는 화재 전 업주가 성매매를 강요한다며 경찰에 구조요청을 했으나 정신지체장애의 특징을 알 수 없다는 이유로 경찰에서 다시 업소로 돌려보내 결국 화를 입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형사절차상 여성장애인에 대한 인권개선의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 장애인특별위원회 나경원 위원장은 6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형사절차상 여성장애인의 인권개선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법제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김정열 소장은 "이번 미아리 성매매 집결지 사건을 보면서 초동수사상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즉시 전문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신뢰관계가 있는 사람의 동석을 의무화해야 한다"며 "성년후견인제도를 통해 신상보호가 필요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장애인특위는 형사절차상 여성장애인의 인권개선방안 법제화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그는 또 "여성장애인 피의자나 피고인의 경우 수사기관 및 법원의 여성장애인 특성에 대한 이해 및 의식전환과 함께 이를 위한 교육을 제도화하고 형사절차법령 개정이 필요하다"며 "적법절차를 무시한 불법체포 등에 대한 제재,  임의동행 금지, 수사 상황을 녹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수감 및 수용시설 개선과 함께 각 장애유형별 특성과 여성의 특성을 고려한 형사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어 여성장애인 피해자의 경우에는 "피해자 권리에 대한 고지의무 실질화, 수사방법 개선, 영상물의 촬영이나 보존제도 확대, 보조인 및 신뢰관계에 있는 자의 동석 및 진술보조 제도 일반화"를 주장하고 "피고인과 대질신문을 피하고 각 장애유형별 특성을 고려한 형사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장명숙 사무처장은 형사절차상 장애여성 인권을 보호하는 법을 제정하는데 동의하고 "여성장애인 성폭력은 정신지체유형에서 무학, 무직상태인 장애여성이 많고, 대부분 성추행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강간으로 장애여성 피해자가 법적인 처벌을 원함에도 검찰이나 법원에서는 합의를 유도하거나 강력히 주장하기도 한다"며 조사과정에서 조사관의 태도에 문제제기 했다.

장 사무처장은 이어 "여성장애인에 대한 법과 제도가 제,개정 돼야한다"며 "성폭력특별법 8조에서 '항거불능'이란 용어는 비장애 시각에서 주입된 법조어로 장애여성에게는 매우 불합리한 조항이므로 삭제돼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장애여성 성폭력 관련 전문 상담소 증설, 장애여성의 쉼터 마련, 성폭력 피해자 의료지원, 장애유형별 연구사업 등 장애여성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 돼야한다"고 말했다.

법무부 이영주 여성정책담당관실 검사는 "대부분의 장애인은 법률용어나 형사절차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단순한 수화통역이나 점자지원을 넘어서 초동단계부터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구해야할 것으로 본다"며 "여성범죄 수사 실무자 교육과정을 두고 여성범죄 전담검사 토론회 등에서 여성과 장애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교육 및 훈련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검사는 또 "검찰의 장애인 인권보호실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함으로써 개선정도를 점검하고 부진한 사항은 집중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등 성폭력, 성매매 수상 모니터링 결과 분석에 따른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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