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사설
[사설] 관심 못 받는 패럴림픽…지상파 편성 턱없이 부족한국장총 "방송사들, 패럴림픽을 '분리된 열정'으로 만들어"
김명화 기자 | 승인 2018.03.13 15:56

'스키 간판’ 신의현(사진ㆍ창성건설)이 사상 세 번째 패럴림픽 메달이자 이번 대회 한국의 첫 메달을 들어 올렸지만 지상파 방송 3사에서 그 감동의 순간을 목도하긴 어려웠다.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대회 크로스컨트리 남자 15km 좌식 종목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신의현은 레이스를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예전보다 국민들의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방송 중계시간이 적어 아쉽다”고 호소했다.

지난 9일 개막한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의 지상파 방송사 편성 시간이 동계올림픽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장애인단체의 지적도 나왔다. 13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하 한국장총)에 따르면 패럴림픽이 열리는 10일간 KBS는 25시간, MBC는 18시간, SBS는 30시간을 각각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장총은 성명을 통해 "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종목에서 동메달을 거머쥔 신의현 선수는 '패럴림픽 방송 중계가 적어 아쉽다'고 했다"며 "실제 올림픽 기간에는 같은 시간대의 경기를 3사가 앞다퉈 중계했으나 패럴림픽은 생중계를 찾아보기 어렵고 대회 하이라이트도 밤 12시를 지난 새벽에 편성돼 있다"고 적시했다.

이에 청와대 홈페이지 내 국민청원에는 '평창 패럴림픽 경기를 중계해 달라'는 요청이 쏟아졌다. 청원자들은 ‘빙판 위 메시 정승환(32)의 플레이를 보고 싶다’,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자국민이 못 보는 것은 모순이다’며 볼멘 목소리를 냈다. 패럴림픽 개막일인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게시된 관련 국민청원은 총 51건에 이른다.

관련 지적이 잇따르자 KBS는 패럴림픽 편성을 뒤늦게 34시간으로 확대했다. 이에 대해 한국장총은 "애초에 편성 시간을 올림픽 경기 중계와 차별 없이 확보하고 국민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방송사의 역할에 충실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올림픽 중계에서 장애인을 위한 수어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등 장애에 대한 인식이 미비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국가인권위원회의 '방송사 올림픽 수어통역 권고'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폐막식까지 제대로 된 수어통역을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장총은 "지상파 방송 3사는 패럴림픽 개회식과 폐막식에는 수어통역을 모두 제공한다고 한다"며 "방송사들은 패럴림픽을 전 세계의 축제가 아닌 장애인들의 행사로만 이분해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1988년 서울 하계 패럴림픽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 전환과 편의시설 설치 등의 발판을 마련한 대회였다"며 "30년이 지난 이번 평창 동계 패럴림픽은 그동안 성장한 대한민국의 장애인복지 수준과 인식을 보여줄 차례"라고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12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패럴림픽 경기 중계가 외국에 비해 부족한 실정이다. 신의현 선수가 호소한 것처럼 우리 방송들도 국민들이 패럴림픽 경기를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살펴 달라”고 언급했다. 

또 패럴림픽 공식 사진가로 활동 중인 조세현 작가는 수없이 아름다운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았지만 5번의 패럴림픽을 참가하면서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진정한 아름다움과 감동을 체험했다고 술회했다.

조 작가는 패럴림픽을 앞두고 자신의 체험을 공유하길 바라며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장애를 극복한 선수들의 신체는 의연하고 당당했으며, 그들이 착용한 보조장비는 그 어떤 명품 브랜드보다도 아름다웠다. 시각장애인들이 펼치는 시각장애축구경기를 관람하면서는 전율을 느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따로 있을 수 없는 혼연일체 그 자체였다. 축구공 안에 종을 넣고 그 소리에 따라 이리저리 선수들끼리 서로 부딪히고 수비를 하고 드리블을 하는 모습에 숨죽인 수천 명의 관중들 눈동자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며 감동을 전했다.

한민수가 강릉 하키 센터에서 11일 열린 2018평창동계패럴림픽 아이스하키 체코와의 예선 경기에서 정승환의 연장 결승골로 승리를 확정지었다.

2006년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는 슬픔을 겪었지만 어머니와 아내의 헌신적인 뒷바라지에 국가대표 선수로 재기에 성공한 '스키의 간판' 신의현 선수. 서른 살이 되던 해 골수암이 전이 돼 왼쪽 다리를 잘라내야 했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휠체어 농구 등 다양한 장애인 스포츠에 도전해 마침내 썰매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주장이 된 한민수 선수 등등. 

패럴림픽에 참가한 선수들 대부분이 숱한 역경과 시련을 넘어 그 자리에 오른 인생의 승리자들이다. 마치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그들의 감동적인 사연과 과정들은 이번 패럴림픽이 담고 있는 진정한 가치이자 숭고함이 아닐 수 없다.

자국에서 열리는 패럴림픽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해외보다 국내 방송사에서 중계 편성을 하지 않고 있는 건 혹여 편견과 불편한 마음 때문은 아닌지. 아름다움은 결코 밝은 곳에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또 발견 못한 곳에 그 아름다움은 더욱 선명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건 아닌지 패럴림픽 대회가 끝나기 전에 한 번은 되돌아보게 되기를 고대해본다. 

김명화 기자  mh6600@bokjinews.com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 영등포구 대림로 83 광진빌딩(대림동 990-44)  |  대표전화 : 02-847-8423  |  팩스 : 02-847-8424
등록번호 : 서울 다 05179  |  등록일 : 1996. 12. 10  |  발행·편집인 : 김종래  |  청소년 보호 책임자 : 조시훈
Copyright © 2018 복지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