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끝내 ‘미 쇠고기 협상’을 고시한 지난 5월 29일 시청 앞 광장은 4만 군중이 운집해 촛불을 켰다. 지난 4월 정부가 미 쇠고기 수입 허용을 발표한 이후 5월 들어 광화문 청계광장에서는 연일 쇠고기 협상 반대를 필두로 현 정부의 정책을 규탄하는 시민들이 모여 촛불문화제를 열고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 수는 날이 갈수록 더해져 고시 예정일이 다가오자 문화제 참석 시민은 만 명을 넘어섰다.

한편 정치권은 이러한 촛불문화제를 두고 문제의 본질은 망각한 채 촛불문화제를 ‘불법시위’로 간주하고 ‘배후’를 운운하며 강력대응을 예고했고, 주요언론은 일부 ‘좌파’세력이 문화제를 주동하고 있으며 참여하는 10대 참가자들을 두고 ‘놀이문화 부족’에서 오는 현상이라며 가세하고 나섰다.

정부의 고시 예정일이 다가오면서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 중 일부는 ‘협상무효, 고시철회’를 외치며 도로로 나가 행진하기 시작했다. 사태가 이 쯤 되면 정부는 국민여론을 듣는 척이라도 할 법한데, 시민들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는 한마디로 ‘막무가내’다.

검찰은 시위 참가자들을 엄중 처벌할 뜻을 밝히며 촛불과 종이피켓만을 들고 거리행진 하는 시위대에게 살수차와 무장한 전ㆍ의경병력을 동원해 강제해산을 시도했고, 일부 저항하는 시민들을 무작위로 연행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검찰에서는 그 어떠한 배후세력이나 주동자를 찾았다는 발표는 하지 않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거리로 나온 시위대의 대부분은 지금까지 집회의 경험조차 없는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또한 연행한 시민들에 대한 처벌도 비난여론을 신경 쓰는 듯 대부분 훈방조치 선에서 마무리 하고 있다.

거리에서 만난 시위대는 ‘비폭력 평화시위’를 외치며 스스로 몸싸움을 자제하고 언론에 빌미를 주지 말자며 구호조차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시위대를 대하는 검ㆍ경찰의 태도는 더욱 강력해 지고있다.

문화제 시작 전 광화문 8차선 도로 주변의 양 사방을 경찰차로 봉쇄하고 문화제가 끝나갈 쯤 이면 주변 시청광장이나 종로로 이어지는 인도까지 점령하고 시민들의 통행을 막았다. 이에 시위대는 게릴라식 시위를 이어가며, 연행 시 대처법을 서로 공유하고 자체적으로 인권감시단과 의료봉사단을 조직해 활동하고 있다.

이제 시민들은 무대책하고 무자비한 정부의 태도에 참지 않고 거리로 나서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평화시위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 국제인권기구 엠네스티는 검ㆍ경찰의 무력 진압은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서를 발표했고 촛불시위는 외신을 통해 세계로 알려지고 있다. 더 이상 ‘남부끄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는 재협상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장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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