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노인종합복지관에서 19년 째 침술자원활동을 하고 있는 윤예병(87) 씨

“나를 낮춰 어르신을 돌보는 기쁨이 나를 건강하게 만든다.”
경기도 군포시에 사는 윤예병 씨(86)는 매주 2회, 시립관악노인종합복지관에 침술봉사활동을 하러 지하철을 타고 간다. 그가 복지관에 가는 날에는 그의 침술을 맞으러 아침부터 노인들이 줄을 서 기다린다. 매번 30명 정도만 침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윤예병 씨는 올해로 19년 째 한 결처럼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관악노인종합복지관 넘버 1 자원활동가다.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인생 여든이면 강산이 변하는 것을 여덟 차례나 본 인간문화재다. 많은 경험과 지혜가 있어 사회를 돌봐줄 수 있는 시각도 갖고 있다. 이런 어르신들이 요즘 자원봉사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어 사회의 구석구석 손 안 닿는 곳을 밝게 하고 있다. 

특히 전문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은퇴 후 자신의 실력을 발휘해 무료로 자원활동을 하고 있는 윤씨의 경우는 노인건강까지 돌보고 있어 더욱 빛을 발한다. 이런 윤씨에게 관악노인종합복지관은 지난 90년에는 감사상을 수여했고 올해 이달의 자원봉사자란 타이틀을 매겼다.

윤씨는 오랜 생활 자원봉사활동을 한 만큼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91년 서울특별시장 표창장을 비롯 97년에는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장도 수상했다.

윤예병 씨가 침술 받으러 온 노인에게 침을 놓고 있다

 

지난 3일 복지관에서 윤씨의 침술을 받은 김순회(84)씨는 십년 넘게 이곳에서 윤씨의 치료를 무료로 받고 있다. 원래 중풍 후유증으로 몸이 많이 불편했는데 침을 맞고, 더 이상 악화되지 않은 채 많이 좋아졌다며 활짝 웃는다. 김씨는 윤씨의 침술이 마냥 고맙기만 하다. 

윤씨는 침을 놓기 전에 우선 그가 직접 개발한 건강 구호인 ‘나를 이기고 세상을 이기고 건강을 찾아서 행복하게 살자’를 크게 외치고 손 박수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을 푸는 작업을 먼저 시작한다. 그 후 체질에 맞는 침술요법을 시행하는 것. 그래선지 그에게 침을 맞고 개운하게 나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들어올 때는 나죽어 인상 쓰면서 왔는데 치료 후 나갈 때는 웃으면서 고맙다고 인사하며 나가. 그런 모습 보는 게 내겐 기쁨이고 삶의 활력, 내 건강의 원천이야.”
그는 여든이 훌쩍 넘은 나이가 무색하게 보일 정도로 정정했다. 실제로 며칠 전 다녀온 병원검진결과, 어떤 이상도 없이 건강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자랑했다.

“좋은 일을 하게 되면 건강도 좋아지게 되는가봐”라고 말하는 윤씨는 자원활동이 건강의 활력소라고 말한다.

윤씨는 나이가 많이 들어 억울하다며 조금만 젊었더라도 더 왕성히 많은 곳을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했을 텐데 하며 아쉬워했다. “내가 늙는 건 생각 안하고 노인들 볼 때마다 늘 부모님 대하듯 하다보니까 실제로는 나보다 나이가 어린데도 그냥 어르신 어르신 하게 되는 거야. 나는 나를 낮춰서 이들을 받드는 게 좋아.”

윤예병씨와 함께 침술 자원활동을 하고 있는 정인규(67) 씨와 김정자 (65)씨

관악노인종합복지관 김현숙 간호사는 “앞으로 복지관 내 이달의 자원봉사자 코너를 진행하면서 자원봉사활동의 참여를 활성화 시킬 방침”이라고 밝히며 “어르신들의 자원활동은 참으로 값진 활동이고 향후 노인자원활동이 사회에 기여되는 방법이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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