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한국노년학회에서 주최한 서울노년학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 뉴질랜드의 고령화 정책에 대해 들을 기회가 있었다. 심포지엄 주제는 ‘신노년문화’였지만 뉴질랜드에서 온 노년학회 회장 베르나 스코필드 박사는 현재의 뉴질랜드 노인들이 누리는 문화의 뒷받침을 위해 정부와 민간단체가 하는 프로그램과 정책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 했다.

뉴질랜드는 고령정책을 위한 기본적인 전제조건을 2001년도에 명시했는데 그 비전은 다음과 같다. ‘긍정적으로 늙을 수 있고 노년층이 존경받으며 가족과 지역사회 공동체의 필수적인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사회를 구축하자’ 이다. 그리고 이러한 비전에 따라 세부적인 정책사항을 맞춤해 세워나가고 적용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뉴질랜드 고령인을 위한 복지정책 기준은 노년층의 능동적 참여와 그들의 기술과 능력을 존중하는데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뉴질랜드의 현재 고령층 인구는 12%로 우리나라보다 높은 편이다. (한국 10% 수준) 그리고 이러한 고령사회를 준비하기 위해 뉴질랜드는 7년 전부터 계획하고 시행했다고 한다.

뉴질랜드의 고령정책의 특징은 유동성과 전문성, 그리고 지역사회의 협력이다.

우선 정책적으로 고령관련법은 언제든지 변화가 가능한 ‘살아있는 문서’로 간주됐다. 연구과정과 시행하는 과정에서의 차이점이 있고 또 사회가 역동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고령화에 대한 정책에도 유동성을 부여한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장기요양보험제도를 전국적인 합의 없이 정부에서만 만들어 냈다는 비판을 받은 것과 많은 차이를 보여준다.

또 무엇보다 노인들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진정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는 점이다.

이어 지역사회 내의 적극적인 고령층 흡수이다. 고령층 자원봉사를 비롯해, 노인이 이동하기 쉽게 자전거 전용도로의 노선 수를 늘리는 가하면 55세 이상 고령층을 위한 정보 웹사이트 등을 전략적으로 개발 시행하고 있다.

전국적인 합의를 통해 오랜 시간 준비한 뉴질랜드의 고령정책을 보니, 참 ‘노인 살기 좋은 나라’ 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열린 토의와 대화, 합의가 기본적 전제가 되니 정책의 시행착오도 적을뿐더러 합리적 정책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귀 막고 법안을 만들게 아니라 열린 대화의 장을 통해 더 낳은 고령복지정책들이 나오게 되길 바란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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